한국은 수소차 보급률이 세계 1위지만, 충전 인프라는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전 여건 미흡으로 수소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세계 수소차 중 33%가 운행 중인 수소차 보급률 1위 국가다. 반면,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는 180대로 미국(1기당 224대)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독일은 충전기 1기당 9대, 일본 38대, 중국 56대 등으로 나타나 수소차 보급 대비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KAMA는 "수소차가 전기차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충전소 구축이 차량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충전 인프라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전기차는 전체 보급 차량 동시 충전 시 16.2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수소차는 30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수소 충전소의 수, 접근성, 운영시간 등 충전 여건이 좋은 지역일수록 수소차 보급률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소 충전소가 없는 경기 북부의 수소차 보급률은 경기 전체의 12%(238대)에 불과했지만, 경남 수소 충전소의 75%(8기 중 6기)가 설치된 창원시에는 경남 전체 수소차의 75%(798대)가 보급됐다. KAMA는 이 점에서 충전소 설치의 지역별 편차 해소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자체 본청과 충전소 간 거리가 100㎞ 이상인 지역은 충전을 위해서만 200㎞ 이상 이동해야 해 차량 운행자의 실 주행거리(넥쏘 기준)는 200㎞대로 줄어든다.
지역별 충전소 설치와 운영시간 편차로 인해 운전자의 충전소 이용 편의성에도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일에 영업시간 내내 충전한다면, 지역별 전체 차량 중 서울은 14%, 부산은 12%, 강원은 13%만이 충전할 수 있지만, 세종은 113%, 충북은 64%의 차량이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 집중 시간인 평일 18시 이후에 충전한다면, 서울은 총 등록 차량 중 7%, 부산은 5%, 강원은 6%만이 충전할 수 있지만, 세종은 46%, 전남은 26%의 차량이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통한 수송부문 탄소 중립 가속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충전소를 신속히 설치하되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충전소 설치에 대한 조속 허가 혹은 승인, 충전소 설치 및 운영보조금 확대가 시급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