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늦춘 이성윤,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에…역풍 우려

입력 2021-04-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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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 개최…전 부산지검장 "마음 비우는게 어떤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의 윤곽이 곧 드러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 결정으로 기소가 미뤄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여전히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검찰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회의를 열어 국민 천거 절차를 거친 14명의 후보 중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할 후보자를 추려낸다. 이르면 이날 검찰총장 후보 3~4명이 발표될 전망이다.

앞서 법무부는 26일 이 지검장이 포함된 국민 천거 대상자 전체 명단과 관련 자료를 추천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법무부는 천거된 인물을 걸러내지 않고 모두 추천위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명분이지만 이 지검장을 낙점한 상황에서 추가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갈등 국면에서 검찰 조직이 반기를 든 상황에서도 침묵하는 등 확실한 검찰 내 친정부 인사로 분류됐다. 윤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꼽혀왔다.

그러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입지가 흔들렸다. 특히 검찰이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방향을 정하자 수원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예상과 달리 수사심의위원회가 총장 후보추천위 이후 열리게 되면서 이 지검장의 기소 지연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는 여전히 이 지검장이 후보 3~4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에 대해 “대통령 국정 철학과의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장관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수사심의위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와 관계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후보자 중 장관이 직접 추천한 인물도 있는지에 대해서도 “내부 인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14명이나 천거가 됐기 때문에 충분히 천거됐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상기 위원장을 포함한 추천위원 9명 중 다수가 친정권 성향인 점을 고려하면 이 지검장을 추천 대상에 넣는 데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미 정치적 중립성을 잃고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이 자신의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하거나 수사심의위를 신청하는 등 검찰 수장을 맡을 준비가 안 됐다는 의견도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히 이 지검장은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상황을 겪으면서 내부 신망을 크게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명되더라도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리대로 따를 건 따르고 벼슬도 이쯤에서 사양하고 마음을 비우는 게 어떤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김오수·이금로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검찰 출신 외부 인물이 차기 검찰총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 외에도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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