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로 향하는 눈, 삼성그룹펀드에도 돈 몰린다

입력 2021-04-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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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일가의 이건희 회장 지분 상속문제가 떠오르면서 삼성그룹펀드에도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삼성 관련주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간접투자상품에 수요가 커진 것.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삼성그룹펀드 25개의 총 설정액은 1조5507억 원으로 올해 들어 1597억 원이 순유입됐다. 기간을 늘려 6개월간 유출입액을 살펴보면 1373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금 유입세도 뚜렷해졌다는 해석이다. 최근 3개월 순유입액만 1112억 원에 달한다.

수익률 역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32.62%, 연초 이후 4.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 없이 3100~3200선에서 숨 고르기에 접어들자 비교적 안전 성향으로 분류되는 삼성그룹펀드에도 투자 저울질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의 유산 상속과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변동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층 커졌다. 미완의 상태였던 지배구조 문제를 이번 기회에 해소하면서 기업 가치도 재평가받고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17.33%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지분은 0.7%에 그친다.

상속세법에 따른 법정 상속 비율은 홍 전 관장이 3분의 1(3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각각 9분의 2(22%)다. 상속 대상 주식 19조 원 중 홍 전 관장은 6조3000억 원,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은 각각 4조2000억 원을 상속하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20.76%)ㆍ삼성물산(2.88%) 지분과 부동산 등 나머지 유산에 대해선 이 부회장보다 나머지 가족들이 더 상속받는 방향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시장에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 유족이 삼성전자 지분을 상당수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가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건희 회장 지분의 법인 증여 문제는 아직 수면 아래에 있다고 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세부 지분 분할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상속세 규모가 약 12조 원 이상으로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삼성물산으로의 법인증여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졌다”면서 “만약 삼성물산으로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 지분이 증여됐을 경우 상속세는 상당 부분 법인세로 대체되며 세 부담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SDS와 삼성생명 지분 매각 이슈도 남아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그룹 지배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삼성SDS지분(총수일가 17%, 2.4조 원) 처분이 검토될 수 있다”면서 “보험업법 개정 여부에 따라 향후 삼성생명 지분(총수일가 20.1%, 3.4조 원)도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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