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 10개 중 1개는 수제맥주”…편의점, 수제맥주 공세 높인다

입력 2021-05-05 10:38 수정 2021-05-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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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로 경쟁력 높아진데다 오비·하이트진로 가격 인상으로 반사익도 기대

편의점의 수제 맥주 공략이 거세다. 코로나19에 홈술족이 늘며 고객들이 다양한 풍미를 찾기 시작한데 다, 주세법 개정으로 프로모션이 가능해지면서다. 여기에 5인 이상 집합 금지와 음식점의 영업시간 규제에 타격 맞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가격을 높이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국산 맥주 10개 팔릴 때 1개는 수제 맥주

00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에서 판매되는 국산 맥주 중 수제 맥주 비중은 지난 2018년 3.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3%로 치솟았다. 전체 맥주와 비교해도 500㎖ 캔 기준 수제맥주 구성비는 2018년 2.1%에서 지난해 11.2%로 솟구쳤다. 수제 맥주는 지난 2018년 편의점 업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BGF리테일의 CU(씨유)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수제 맥주 비중이 국산 맥주 매출의 10%를 돌파하더니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는 11.9%를 기록했다. 1.9%에 불과했던 지난 2018년에 비해 3년 만에 두자릿수를 차지한 것이다. 매출 신장률로는 2018년 87.34%, 2019년 220.4%에서 지난해 498.4%로 오름세를 탔고, 올 1분기에도 214.0%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 역시 국산맥주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5%에서 2019년 7.5%로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10.9%를 넘었다. 올해(1월 1일~3월 9일)는 12.1%까지 올라섰다.

실제 최근 수제맥주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7년 433억 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 원으로 3년 새 2.7배 증가했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37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일본 맥주 빈 자리 채운 수제 맥주...주세법 변경도 영향

편의점 업계서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한다. 외국 맥주 중 인기가 높았던 일본 맥주를 꺼리게 되면서 수제 맥주가 빈 자리를 채웠다는 것. 특히 선호하는 맥주 맛과 향이 분명한 젊은층이 대형 제조사 맥주가 아닌 소규모 브루어리의 수제맥주로 눈을 돌렸다.

실제 CU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2019년 7월 급증하기 시작해 같은해 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에는 업계 처음으로 CU의 수제맥주(말표 흑맥주)가 오비맥주, 칭따오맥주 등 대형 제조사 상품 및 수입맥주를 제치고 맥주 매출 4위에 오르는 기

주세법 변경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해 맥주에 부과하는 세금을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인 종량세로 바꿨다. 세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제 맥주의 프로모션이 가능해졌다. 편의점 관계자는 “홈술족이 늘며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주세법 변경으로 4캔 1만 원이나 3캔의 1만 원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수제 맥주를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사진제공=BGF리테일)

◇ 오비맥주 카스 이어 하이트진로 테라 가격 인상

이런 가운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국산 맥주 업체는 일부 제품에 대해 5년 만에 가격을 높이면서 반사익도 기대된다. 지난 3월부터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가 0.5% 인상한데 따른 영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2020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주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세법을 변경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내달 7일부터 일부 맥주 가격을 1.36% 인상한다. 가격 인상 대상은 ‘테라·하이트·맥스’ 등 맥주 전 제품의 330㎖ 병, 페트병, 생맥주(케그)다. 다만, 가정용 판매가 많은 캔 제품과 일반 식당에서 많이 소비되는 500㎖ 병 제품의 가격은 동결한다.

이에 앞서 오비맥주는 이달 초 주력 제품인 카스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약 1.4% 올렸다. 카스 330㎖ 병은 846원에서 857원으로 올렸고, 1ℓ 페트병은 2377원에서 2410원으로 인상했다. 1.6ℓ 페트병 가격은 3795원에서 3846원으로 상승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맥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관계자는 “4캔 1만 원 행사는 통상 외산 맥주나 수제 맥주가 통상 진행해왔다”면서 “주세법 변경으로 제조사의 부담이 늘며 국산 맥주의 가격 방어력이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 “없어서 못 판다” 편의점 수제 맥주 출시 ‘붐’

맥주 업계의 판도 변화에 맞춰 편의점에서도 수제맥주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CU는 업계 최대 규모인 20여 종의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15가지 상품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에는 업계 최초로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와 손잡고 ‘수퍼스윙라거’와 ‘빅슬라이드 IPA’를 단독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품절 대란으로 없어서 못 팔던 곰표 밀맥주를 5월 한달 간 총 300만 개 분량을 판매한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판매된 수량(150만 개)의 두 배에 이르는 수량으로 기존 월 20만 개 공급에서 15배 이상 대폭 늘린 규모다. 지난 18일에는 업계 최초로 캔맥주 구독 서비스도 내놨다. 매월 캔맥주 3캔을 CU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월 구독료는 6900원이다.

GS리테일도 수제맥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GS25는 2018년 수제맥주 랜드마크 시리즈 1탄 ‘광화문에일’ 선보인 후 이어 ‘제주백록담에일’, ‘경복궁에일’, ‘성산일출봉에일’, ‘남산에일’ 등을 내놨고, 최근에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금성맥주’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1위 커피바리스타와 협업한 수제 흑맥주 ‘비어리카노’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어반래빗과 제주맥주, 핸드앤몰트, 빅웨이브 등 국내·외 수제맥주 20여종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내 수제맥주 제조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젠틀맨라거’, ‘조커 골든 페일에일’ 등 수제맥주 2종 판매를 시작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는 ‘2019, 2020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양조장이다.

세븐일레븐은 ‘유동골뱅이맥주’와 ‘쥬시후레쉬맥주’ 등 이색 컬래버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MD는 “편의점에서 차지하는 수제맥주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브랜드 컬래버를 통해 세븐일레븐만의 수제맥주 차별화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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