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빈센조’ 송중기 “스스로 칭찬하며 연기한 건 처음이에요”

입력 2021-05-03 15:55 수정 2021-05-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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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빈센조’는 제게 ‘인생 캐릭터’가 맞는 것 같아요. 가장 신나게 연기했거든요.”

배우 송중기가 ‘빈센조’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 이제껏 본 적 없는 ‘다크 히어로’를 완성했다. 송중기가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난 것도 있지만, 송중기라는 배우가 가진 마스크와 그만의 표현력으로 ‘빈센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드라마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송중기는 tvN 금토드라마 ‘빈센조’에서 기존의 선한 히어로와는 달리 악함으로 악함을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 마피아 변호사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7.7%의 시청률로 시작한 tvN 금토드라마 ‘빈센조’는 마지막회에서 14.6%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타이틀롤이자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는 드라마를 선택한 것 자체가 스스로를 칭찬할 만 일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3일 화상으로 만난 송중기는 “그동안 스스로 다그치면서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나 자신을 칭찬하면서 연기한 건 처음”이라며 “촬영하면서도 ‘빈센조’에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빈센조’를 통해 새로운 것들에 도전했다. 코미디, 이탈리아어, 정통 액션, 다크 히어로 캐릭터 등 그에게 모든 게 도전이었다. 그는 코믹 연기와 이탈리어 연기는 많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액션 연기는 동작 위주보다 감정 위주의 액션을 감독님께서 만들어 주셔서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통쾌하고 재미있더라고요. 근데 가장 아쉬운 건 코미디 연기와 이탈리아어 대사였죠. 희극 연기가 최고난도 연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처음 해보는 장르이기도 했고 욕심이 많이 났는데, 개인적으로 만족하진 못했어요. 이탈리어도 계속 배우고 연습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외국어 대사는 계속 부딪히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2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빈센조가 악당의 방식으로 빌런들을 심판하며 막을 내렸다. 바벨그룹 회장 장준우(옥택연 분)를 비롯해 그 조력자 최명희(김여진 분), 한승혁(조한철 분)은 모두 참혹한 최후를 맞았다. 그러나 악인들을 응징하는 빈센조의 활약이 통쾌하면서도 다소 잔인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마지막회 대본이 나왔을 때 현장에서도 ‘잔인하다’, ‘아니다’ 의견이 갈렸어요. 방송이 나간 후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겠다고 생각했죠. 저는 전혀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극악무도한 행동을 많이 한 사람들은 어떻게든 처단해야 한다고 평소에도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더 세게 나갔어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드라마지만, 악을 많이 행한 캐릭터들을 캐릭터에 맞게 처단했다는 생각에 굉장히 만족해요.”

‘빈센조’에 앞서 송중기는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승리호’도 괜찮은 반응을 끌어냈다. 공개하자마자 전세계 1위에 올랐고, ‘빈센조’ 역시 시청률이 15% 가까이 기록하면서 쌍끌이 흥행을 기록한 것이다.

“2연속 흥행이라고 평가해주시니 감사해요. 스스로 즐기면서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라 개인적으로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빈센조’처럼 부담이 없었던 작품도 처음이에요.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촬영하면서 여러 배우와 재밌게 잘 놀았다는 뜻이에요.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함께한 에피소드가 많았던 만큼 외롭지 않았어요.”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된 금가프라자에서 송중기는 ‘송반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촬영분위기를 이끌었다.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다양한 케미를 선보인 그는 실제로도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그들 중 최고의 케미로는 홍차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전여빈을 꼽았다.

“전여빈 배우와 홍차영 캐릭터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어요. 정말 매력있다고 느낀 캐릭터였고, 같이 연기하면서 전여빈 배우나 홍차영 캐릭터 둘 다 정이 많이 들었어요. 전여빈 배우와 호흡이 최고 좋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다른 배우들이 섭섭해 해도 이건 어쩔 수 없어요.(웃음)”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반면 빈센조와 홍차영의 로맨스 연기를 두고 시청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송중기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빈센조와 홍차영의 로맨스를 두고 찬성파, 반대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자체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로 만족했죠. 러브라인은 굉장히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20부 엔딩에서 빈센조와 홍차영이 재회하며 끝이 났지만, 마지막에 빈센조가 다시 헤어지는 듯한 표정을 했거든요.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시청률면에서나 화제성면에서 승승장구하며 잘나가는 ‘빈센조’였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중국 간접광고(PPL)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극 중 빈센조가 중국 브랜드의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이다.

“드라마 중간에 논란이 있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드라마 내적으로 완성도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어요. 외적인 논란이 생겼으니 드라마 자체의 매력으로 신뢰를 얻어보자는 생각이었죠. 오히려 현장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실망하셨던 분들이 많이 계셨을 것 같은데, 주연배우로서 사과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사진제공=하이스토리 디앤씨)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빈센조’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중기 “시즌2를 바라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감사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즌2 이야기가 나온 것은 전혀 없다”고 귀띔했다.

송중기의 다음 행보는 영화 ‘보고타’다. 1990년대 콜롬비아에 이민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촬영이 어려워지면서 제작이 중단된 상태였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촬영이 중단됐던 ‘보고타’가 이번 달 말부터 한국에서 촬영을 시작해요. 어려운 시국에 촬영도 미뤄져서 제작자분들이나 스태프분들의 상심이 얼마나 크겠어요. 주연배우로서 어떻게든 잘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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