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이 정책 주도해야" 문재인 대통령도 공감

입력 2021-05-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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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원팀으로 대선 준비할 것"
문 대통령도 "당이 정책 주도하라" 뜻 전해
백신·부동산·반도체 특위 재구성해 당정협의 주도
지도부 친문ㆍ비문 온도차에 순탄치는 않을 듯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첫 공식 행보를 한 3일 정책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당이 정책을 리드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에 뜻을 같이 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후보 캠프 중심이 아니라 당이 중심이 되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대선 경선을 둘러싸고 대선후보와 그들의 지지자들 간에 상호경쟁이 격화될 텐데, 이를 어떻게 공정하게 관리해 원팀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를 위해 정책 주도권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에서 정책 주도권이 당보다 청와대가 주도한 게 많았다고 본다. 당이 중심이 되는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이 차기 정부의 정책들을 잘 준비해야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정책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빨리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부동산특위, 백신점검단 등이 만들어졌는데 재구성할 것”이라며 “경과보고를 듣고 (특히) 반도체 산업이 미중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발휘토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현안을 담당하는 당 기구들을 재편하며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와 관련해 “당 대표 후보 때 송 대표에게 특위를 당 차원에서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고 요청했었다”며 “(재편은) 이에 따라 송 대표가 특위를 중요하게 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3일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만났다. (신태현 기자 holjjak@)
▲3일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만났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문 대통령도 여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송 대표와의 이날 통화에서 부동산·백신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는 데 동감하며 ‘당정청 변화’에 송 대표가 앞장서라는 당부를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송 대표를 예방한) 공개 인사자리에서 이제 당이 정책을 주도해달라는 청와대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송 대표는 오는 4일 정부로부터 부동산·백신 등을 중심으로 정책 현황 보고를 듣는 ‘정책리뷰’를 하고, 주요 특위들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 파악이 완료되는 대로 당 차원의 정책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앞으로 나서는 만큼 반도체·부동산·백신 등 주요 현안을 맡은 특위들이 당정협의에서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실제로 반도체특위는 상반기 내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고, 부동산 정책 수정·보완 또한 부동산특위에서 주도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다만 지도부가 친문(문재인)과 비문이 섞여 있어 정책 방향 결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용민ㆍ강병원ㆍ김영배 최고위원은 친문이고 백혜련ㆍ전혜숙 최고위원은 각기 대권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인 비문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용민 최고위원은 검찰ㆍ언론개혁을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는 등 문재인 정부 정책기조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백 최고위원은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고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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