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청약자금이 몰렸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청약과 가상화폐 등 투자 열풍에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은행 예금은 급감했다. 4월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사상 최대 증가폭(약 6조8000억 원)을 기록하며 ‘빚투’ 열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시중은행의 예금은 투자자산으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두드러졌다.
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14조7991억 원으로 3월 말 대비 12조8814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중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3월 말 656조4840억 원에서 지난달 말 661조240억 원으로 4조5400억 원 증가하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이다. 2월에는 29조 원, 3월에는 18조 원가량 요구불예금이 증가했으나, 지난달에는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요구불예금 중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몰리는 일명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MMDA는 4월 말 잔액이 110조6461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11조6363억 원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4월에 상승세가 반전된 것이다.
신용대출 역시 역대급으로 급증했다. 4월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8401억 원 급증했다. 개인 신용대출은 시중은행 집계 이후 최대 월간 증가폭을 보인 작년 11월(4조8495억원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2조 원가량이 늘어나 최대 월간 증가폭을 경신했다.
이같은 예금 감소와 신용대출의 증가의 배경에는 지난달 말 진행돼 사상 최대 규모인 81조 원의 증거금을 모은 SKIET의 공모주 청약과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SKIET 공모주 청약과 가상화폐 투자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