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4일 만나 민생을 위한 협치를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며 상생하겠다곤 했지만, 당장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4일 오후 윤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야가 있기 때문에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가치나 철학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걸 어떻게 잘 조화시켜 가면서 서로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가 하는 거는 그야말로 정치의 영역이고 창조적인 예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와 어떤 그 예술적인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며 "잘 만들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신 공급과 경제 문제 등 민생에 있어선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민생과 관련해서는 서로 여야 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국회에 여야 양당이 더 빛을 발해서 큰일을 이뤄가자"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도 화답했다. 그는 "국회 의정활동은 여야 사이에 많은 치열한 갈등도 있고 때론 대립도 한다"면서도 "여당이든 야당이든 마주치는 전차가 아니라 저는 같은 방향을 향해가는 전차의 양쪽 바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국민 행복이고, 부강한 나라고, 그 국민 행복과 부강한 나라 만들기 위해 왼쪽 바퀴, 오른쪽 바퀴 잘 굴러가면서 방향 잘 조정하는 것이 국회 여당과 야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로 협조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 국회 운영의 기본 원리라고 하는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도 우리 21대 국회는 정말 여야가 같이 고민하며 국민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상생과 협력의 관계를 잘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열린 마음으로 협치 그리고 소통하는 데 적극 참여하겠다"며 "윤 원내대표도 같은 마음으로 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다만 두 당은 당장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이견을 보여 협치가 쉬워 보이진 않는 상황이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원내 입장은 이미 1기 원내 상임위 구성할 때 논의가 있었다"며 "11대7의 상임위 배분도 얘기됐으나 야당에서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그걸 재논의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며 "장물이나 여러 가지 불법이라는 데 대해선 국회법에 아니면 다른 법에 근거를 명백하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자리와 관련해 "(민주당이) 고집을 안 할 거라고 기대한다"면서도 "지략적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전략과 관련해선 "다 가르쳐주면 안 된다"며 "밖으로 드러내면 전략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