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상에 감춰진 '비밀'…전장석 첫 시집 '서울, 딜쿠샤'

입력 2021-05-05 06:00 수정 2021-05-05 10: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서울, 딜쿠샤/ 전장석 지음/ 상상인 펴냄/ 1만 원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이들 모두가 시인에겐 저마다의 서사를 품은 등장인물로 다가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엔 시인이 시를 쓰기 위해 서울 시내 곳곳을 누볐던 흔적이 드러난다. 책에 담긴 시 68편은 모두 서울의 구체적인 지명과 장소를 소재로 한다. '만리동 책방 만유인력', '대림동 중앙시장 돌아보기', '아현역 나빌레라'이 그렇다. '낙원삘딍', '밖오시', '산수갑산' 등 실제 가보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시어들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온종일 쇠망치를 두드리다 금호동의 고깃집 테이블에 둘러앉아 피로를 녹이는 철공소 인부들, 대림동 중앙시장 좌판 뒤에 쪼그리고 앉은 나이 든 상인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따뜻하기만 하다. 시집의 해설을 쓴 장이지 시인은 전 시인에 대해 "그는 서울을 본다. 서울을 읽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고 했다.

시인은 세상의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것은 세속적인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은 아닐지 모르는데,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함경도식 순대의 맛의 비밀을 탐색한다​.

서울 곳곳을 발로 뛰어다니며 쓴 시라고 하면, 서울의 랜드마크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시인의 관심사는 '골목'이다. '신설동 골목', '흑석동 비사' 등 그의 시에는 유난히 '골목'이 많이 등장한다.

시인은 화려한 조명이 밝게 빛나는 그럴듯한 도심에 서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누추한 골목과 가난한 산동네, 비만 오면 아직도 진창이 되는 샛길에 서울이 있다고 말하려 한다. 그렇게 세속적인 기준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삶의 위의(威儀)를 발견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결혼 두고 이견" 정우성ㆍ문가비 보도, 묘한 입장차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9만9000달러는 찍었다"…비트코인, 10만 달러 앞두고 일시 횡보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10:46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632,000
    • -1.51%
    • 이더리움
    • 4,601,000
    • -3.52%
    • 비트코인 캐시
    • 696,500
    • -3.06%
    • 리플
    • 1,908
    • -7.24%
    • 솔라나
    • 343,900
    • -4.45%
    • 에이다
    • 1,365
    • -8.63%
    • 이오스
    • 1,125
    • +3.88%
    • 트론
    • 287
    • -4.01%
    • 스텔라루멘
    • 703
    • -0.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000
    • -4.67%
    • 체인링크
    • 24,230
    • -2.73%
    • 샌드박스
    • 1,017
    • +62.4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