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재인 대통령, '비난전단' 고소 취하하자…국민의힘 "울며 겨자 먹기"

입력 2021-05-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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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환 "미안했다라는 말 한마디 왜 하지 못하나"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대통령 비판 전단 배포 시민에 대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대통령 비판 전단 배포 시민에 대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자신과 가족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울며 겨자먹기식 취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한 모욕죄 처벌 의사를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으로서 모욕적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러운 표현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용인해왔다"고 덧붙였다.

고소가 진행됐던 이유에 대해선 "이 사안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의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남북관계 등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해 대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8일, 2019년 7월 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국회 분수대 근처에서 살포한 김 모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단에는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새빨간 정체'라는 문구가 적힌 일본 잡지의 페이지가 인쇄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모욕죄는 형법상 친고죄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 혹은 대리인이 직접 김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등은 고소 취하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앞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부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거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어도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을 '울며 겨자 먹기 식 취하'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소취하는 당연한 일이지만,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할 고소를 취하하면서 새삼스레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하니 대통령의 진심이라기보다는 비난 여론에 등 떠밀린 울며 겨자 먹기식 취하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부대변인은 "대통령의 고소가 권력의 겁박으로 느껴져 고통과 불안의 시간을 보냈을 30대 청년에게 "미안했다"라는 말 한마디는 왜 하지 못하나"라며 "앞으로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언제든 또 국민을 고소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으니 오늘 고소취하는 여전히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언이요, ‘모욕죄 고소 2탄’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는 당연하고 국민의힘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모든 행태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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