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갈등 악화일로…노조, 무기한 총파업 시작

입력 2021-05-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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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임단협ㆍ사업소 축소 둘러싼 이견 지속…XM3 유럽 수출 물량 생산 차질 불가피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대립이 악화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전면파업에 사 측이 ‘직장폐쇄’로 대응하자, 노조는 아예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태도를 바꿀 때까지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기간을 정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노조는 사 측의 부분 직장폐쇄 결정에 반발하며 무기한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가 4일 전면 파업을 강행하자 사 측은 근무할 의사가 있는 직원만 부산공장에 들여보내는 ‘부분 직장폐쇄’로 대응했다. 노조 지도부의 파업 지침에도 다수 노조원이 근로 의사를 밝히자 고안한 방법이다. 실제 이날 지도부의 전면 파업 지침에도 부산공장 직원 중 약 80%(약 1500명)가 정상 출근해 근무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만 공장에 들여보내 완성차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르노삼성 노사의 갈등은 여전히 마무리 짓지 못한 2020년도 임단협 교섭 탓이다. 노사는 지난해 7월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간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 측은 2020년 및 2021년 기본급 동결과 격려금 500만 원 지급을 제시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에 기본급을 올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측은 “회사는 2018년, 2019년 기본급 동결에 이어 4년 연속 동결을 제시했다”라며 “업계 최고 노동강도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사 측은 “기본급은 동결했지만, 격려금으로 2년 연속 1인당 1400만 원과 900만 원씩 지급했다”라며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와 코로나19로 적자 경영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고려해 협상안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XM3 유럽 수출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XM3 유럽 수출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노사는 2교대 전환과 직영사업소 축소 문제에 관해서도 이견을 보인다.

사 측은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순환 휴직자 290여 명 복직, 2교대로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지난 3월 생산물량 조절을 위해 일방적으로 1교대 전환과 순환 휴직을 처리했다. 순환 휴직자 조기 복귀는 노조의 쟁의행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노조는 인천·창원 AS 직영 사업소 운영 중단 철회를 요구했지만 사 측은 희망퇴직으로 감소한 인력만큼 효율을 높이기 위해 2~3개 직영 사업소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고조되며 무기한 파업 사태를 맞게 되자 회사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XM3 유럽 물량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 르노 본사가 이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옮길 수 있어서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지금 시기를 놓치면 우리 차를 보여줄 기회를 놓치게 되고,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과거라면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단기적인 이익보다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를 직면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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