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많이 사도 '대토 보상' 우대 못 받는다

입력 2021-05-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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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5-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LH, 대토 보상 체계 개편
보유기간 긴 토지주 우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토지 보유 기간이 긴 토지주를 대토 보상에서 우대하는 방식으로 대토 보상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 후보지로 발표된 경기 시흥시 과림동,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토지 보유 기간이 긴 토지주를 대토 보상에서 우대하는 방식으로 대토 보상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 후보지로 발표된 경기 시흥시 과림동,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토(토지 수용 대가로 현금 대신 주는 부동산) 보상 체계를 개편한다. 채권을 많이 살수록 대토 보상에서 우선권을 줬던 기존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토지 보유 기간이 긴 토지주를 대토 보상에서 우대한다.

개발업계에 따르면 LH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상 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기존 보상 기준이 대토 보상 취지와 어긋나는 면이 있는 데다 투기 등 시장 교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에서다.

지금까지 LH는 대토 보상 우선순위를 정할 때 전체 보상금에서 대토 보상·채권 보상 신청 비율이 높을수록 우대해줬다. 현금 보상을 최대한 줄여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걸 막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3기 신도시 등에서 풀린 현금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걸 경계하고 있다.

이런 제도는 LH 기대대로 운용되지 못했다. 토지 보상 전문가인 신태수 지존 대표는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만기까지 어떻게 기다리겠나. 보상 채권은 대부분 깡(할인 매각) 된다고 보면 된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도 LH 채권은 상당한 안전자산이다. 채권 보상 우대는 진작 폐지됐어야 할 규정"이라고 말했다. 적잖은 채권이 만기 전에 시장에서 현금화됐다는 뜻이다. 채권 발행을 늘리면 그 상환 부담만큼 대토 보상 여력이 줄어드는 근본적 문제도 있었다.

여기에 대토 보상이 최근 신도시 투기와 불법 전매 먹잇감이 되면서 정부도 보상 제도를 손보려 하고 있다. 정부는 3월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에서 보유 기간에 따라 대토 보상에 차등을 두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이를 구체화해 보유 기간순으로 대토 보상 우선순위를 매기려 한다. 여러 필지를 보유한 소유자는 가장 보유 기간이 긴 필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보유 기간순으로 대토 보상 우선순위를 정하려면 기존에 그 역할을 해왔던 채권 매입자 우대제는 없앨 수밖에 없다.

LH는 상반기 중 보상 지침 개정을 마칠 예정이다. 계획대로면 3기 신도시 중 하반기 보상 작업이 진행되는 남양주 왕숙지구와 고양 창릉지구, 부천 대장지구 등에서부터 새 보상 제도가 적용된다.

신 대표는 "장기 보유자와 단기 보유자에게 차등을 두는 건 맞는 방향이다. 단기 보유자에겐 토지 보상금을 제외한 인센티브를 주면 안 된다"면서도 "현금 보상을 원하는 장기 보유자에게도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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