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6월 법 통과 약속 꼭 지켜야
친문·비문 구분 바람직하지 않아
민주당 가치 중심 맨앞에 대통령
세대·지역간 불공정이 분노로
‘불공정 해소’ 항상 화두로 고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 남양 주병 지역구의 초선인 김 의원은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 득표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출마 때부터 검찰개혁을 누누이 힘줘온 그는 21대 국회 법사위와 검찰개혁특위 활동으로 검찰개혁을 주창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검찰개혁에 방점을 찍은 그는 대의원 투표에선 후보 7명 가운데 12.42%로 가장 낮은 득표를 기록했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최고 득표율(21.59%)로 합계 1위를 기록했다.
새로 출범한 당 지도부 내 백혜련 최고위원 등이 검찰개혁의 속도조절을 강조한 점에 대해 그는 “민생이 먼저라 검찰개혁을 속도조절해야 한다는 입장도 동의하지 않는다. 두 가지가 같이 갈 수 있다. 민생을 강조하는 의견엔 ‘무슨 민생’이냐는 게 빠져 있다.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그분들에게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2등을 한 강병원 최고위원은 선거에서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 의료, 부동산 개혁 등 개혁을 더 많이 얘기했다. 3등을 한 백혜련 최고위원도 선거 내내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보고 당원들이 뽑아주신 것”이라며 “1등, 2등, 3등이 모두 검찰개혁을 주장한 후보들이 당선됐다. 이는 시대적 요구이자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분리해 개혁을 뒤로해야 한다는 건 우리 안에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기득권이 작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선을 이겨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 그러나 그 말은 어느 진영 누구나 할 수 있는 도덕책 같은 말이다. 선거를 이겨 뭘 하겠다는 비전이 정립돼야지, 이를 제시하지 못하면 (유권자는) 실망하고 무능했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주문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그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은 없는 거로 알고 있다. 이를 속도조절론으로 해석하는 의견들이 있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후보를 제치고 송영길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된 점에 대해선 “두 분의 표 차이가 얼마 안 났다. 친문이냐 친문이 아니냐의 시각으로 많이 바라보는 것 같다. 타당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당대표는 친문이 아니며 계파가 없고 최고위원은 친문이라 당대표가 둘러싸여 있다고들 한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친문이라고 외부에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친문·비문의 구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의 가치를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께서 맨 앞장서 계신 것”이라며 “(이를 통틀어) 친문으로 불러야 한다면 부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민의 요청을 반영해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선거(전당대회)는 개혁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선거였다. 송영길 당대표가 당내 조직과 세력의 지지를 많이 받으신 것도 사실이지만, 3번째 도전에 당내 평가를 받은 점에서 친문, 비문이란 건 부적절한 구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강성 당원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면서도 계파색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면서도 ‘범이재명계’라는 평에 관해 묻자 그는 “‘처럼회’ 멤버들 중에서 (이재명계로) 간 분들이 누군지 잘 모른다. 개혁 성향으로 같이 고민하는 상태다. 처럼회에서도 지지자 후보들이 각자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최고위원으로서 대선에 관해 당 경선부터 대선까지 승리하는 것을 잘 관리하는 지도부의 일원이 됐기 때문에 현재는 누군가를 지지하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이 김용민 의원을 겨냥해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문자 폭탄’을 두둔함으로써 ‘전당대회 성공방정식을 따랐다’고 평가한 점에 대해선 “문자폭탄이라는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성공 방정식이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민주당의 낡은 정치 문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그 느슨함이 민주당이 늙고 정체됐다고 평가되는 대목”이라며 “선거 유불리를 판단하기 시작하는 순간 가치는 사라진다. 기존 문법으로 저를 바라본 것이고, 잘못된 지적이고 잘못된 평가”라고 답했다. 그는 “저는 이미 선거에 나오기 전부터 주장해왔던 개혁 과제를 선거에서도 말했던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선거에 출마하면서 개혁을 강조해 이번의 결과를 ‘외부의 리트머스’로 여겨보자는 포부도 있었다”고 밝혔다.
후보 등록 직전에 주위의 권유로 갑작스럽게 출마한 그는 “민주당의 가치를 지지하기 위함이었다”고 고백한다. 민주당의 가치에 관해 묻자 “청년 모습을 많이 생각해 본다.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불의에 항거해왔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노력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행복을 위해왔다”고 했다. 그는 통틀어 △국가 균형발전 △포용국가 △한반도 평화 등을 언급했다. 그는 초선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정치적으로 큰 결단(최고위원 출마)’을 하면서 봉하 마을을 최근 찾았다. 그는 “당선이 되든 안 되든 가려고 일정을 잡아둔 것”이라며 “다 같이 가면 혼자 조용히 참배할 상황이 안 만들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은 고시생 시절부터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도부의 일원이자 최고위원으로서 이제는 초선 그룹으로부터 도드라져 홀로서기를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김용민의 정치가 뭐냐’라고 묻는다면 시대정신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모든 분야에 걸친 분노와 불만의 원인은 불공정에 있다. 2030 세대가 강하게 느끼는 불공정, 지역 간 불공정성 등이 있고, 이는 부동산으로 도화선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언론개혁에 대해선 “본문과 제목 괴리 등 제목 장사로 민의를 왜곡하는 것은 바로잡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 기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민주당 초선의 움직임에 대해 “당사자주의로서 개혁의 대상은 객체가 아니다. 물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다만 자기 방향에 칼자루를 쥐여주는 건 다른 얘기다. 종사자들 역시 논의 테이블에 같이해 제도 설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재보궐 선거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해법에 대해선 “하향 안정화 흐름이 필요하다. 공공 공급정책의 유지와 확산 방향으로 불공정성을 해소하는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새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는 이들의 희망의 사다리 등 정책의 방향성을 논의를 특위 안에서 실질적으로 토론해야 할 것”이라며 “대출규제 완화 등 막상 대책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도 지적된다”고 말했다.
각종 특위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일부 무용론이 제기되는 점에 대해 “실질적으로 특위의 유효기간이 3개월이라고 본다.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 제힘을 발휘하는 압축적인 성과를 내놔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개혁이나 민생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 이후의 의정 과제들에 대해서도 “금융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금융 산업 발전이나 아이들을 키우는 문제의 국가 책임에 대해 관심 분야가 있었다. 이를 압축하며 불공정성 해소에 대해 화두를 갖고 있다. 점점 우선순위를 구체화해 좁혀나가며 고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