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내 7~9급 직원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오 시장은 7일 시청 내부 직원 게시판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그는 "시청 곳곳에 '시장에게 바란다' 함을 설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위 공무원과 달리 7~9급 공무원은 대면할 기회가 적은 만큼 일종의 소원수리함을 통해 소통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오 시장은 "신청하시는 분은 성함, 부서, 직급을 적어 개인 메일로 보내달라"면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고 어떤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7~9급 직원과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한 게시글에서 비롯됐다. 해당 글은 '직원들의 불평불만에 대해 어떤 시장도 관심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시장은 임기가 1년이라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이 게시판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저는 여러분과 서울시민을 위해 같은 길을 가는 벗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글을 읽고 시정을 위한 급한 마음에 여러분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다. 제 진심은 그렇지 않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직이 가진 문제점까지도 가감 없이 이야기해달라"며 "신뢰를 쌓아가면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린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세훈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달려온 지 벌써 한 달여가 되었습니다.
바뀐 업무와 분위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셨지요.
압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새로 취임해보니 시청 내에 바뀐 것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행망에 '자유게시판'이 생긴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했습니다.
화장실에 초록색 손비누가 바뀌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도 있었고,
재택근무로 짝꿍을 보지 못하는
귀여운 사내 연애 중인 커플의 사연도 있었지요.
비효율적인 중복업무보고 문제와 감사위원회의 문제점 등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기로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게시글에 달린 댓글이었습니다.
그대로 옮겨 적을 수는 없습니다만, 요약하면,
"직원들의 불평불만에 대해 어떤 시장도 관심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시장은 임기가 1년이라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이 게시판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서울시민을 위해 같은 길을 가는 벗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지난 재임 시절
보듬지 못했거나 챙기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다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수없이 성찰하고 다짐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읽고 나서는,
시정을 위한 급한 마음에
여러분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진심은 그렇지 않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습니다.
이곳 게시판은 익명이긴 하지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남기기엔 두려운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청 곳곳에 <시장에게 바란다> 함을 설치하려고 합니다.
또, 그 안에 들어 있는 주제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싶습니다.
저와 대면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7~9급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며,
어떠한 불이익도 없도록 약속합니다.
신청하시는 분은 성함, 부서, 직급을 적어
제 개인 메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제게 바라는 점이나 우려스러운 점,
우리 조직이 가진 문제점까지도 가감 없이 이야기해 주십시오.
우리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