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ㆍ철광석 가격 역대 최고치…인플레이션 앞당겨지나

입력 2021-05-09 14:35 수정 2021-05-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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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ㆍ대두 가격도 치솟고 있어…조선 등 전방사업 수익성 악화 우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국제 원자재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에는 제각기 다른 이유가 있지만, 공통분모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깔려있다.

원자재 가격들이 치솟자 소비자들은 물가 인상, 조선 등 전방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중국 칭다오항) 가격은 6일 기준 톤(t)당 201.88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200달러를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광석 가격은 연초부터 고공 행진했다.

올해 1월 초에 이미 예년보다 2배 이상 높은 160달러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한 번도 100달러대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면서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조강(쇳물) 생산량은 4억8690만 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철광석 가격 상승세는 올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 대비 4.1% 증가한 17억9300만 톤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소재인 구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톤당 1만361달러에 거래됐다. 이 또한 역대 최고치이다.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국제 유가(브랜트유 기준)는 7일 기준 68.28달러에서 거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9달러까지 떨어졌던 작년 4월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 기준인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도 지난달 2013년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미국소맥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제 밀 가격 기준인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가격은 부셸(BU·곡물량을 세는 단위) 당 7.42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013년 2월(7.1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대두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부셸당 16.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9일 13.54달러와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 소비제품 가격은 이미 인상됐다. 국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 1, 2위인 SPC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올해 들어 빵 가격을 한 차례 올렸다.

식품업체 풀무원 또한 두부 가격을 10% 인상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제과업체들도 원자재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중ㆍ대형 차량에는 평균 1톤의 철강재가 들어간다.

기업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조선사들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는 올해 상반기 철강사들과의 제품 가격 협상에서 톤당 10만 원 이상을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등 제품 가격 인상은 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조선사들이 최근 연이어 수주 낭보를 울리고 있지만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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