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항배 중앙대 블록체인서비스연구센터(ITRC) 센터장 “블록체인, 현장 수요와 맞닿아야”

입력 2021-05-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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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장항배 연구실)
(사진제공=장항배 연구실)

“블록체인은 ‘코인’이 아니다. 블록체인은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신뢰 서비스다. 블록체인이 코인이 아닌 기술이 되려면, 블록체인이 현실과 밀착해야 한다. 현 생태계에서 아쉬운 지점이다.”

이투데이와 만난 장항배<사진> 중앙대 블록체인서비스연구센터장(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겸임)은 현 블록체인 현황을 이처럼 진단했다.

2018년 비트코인 광풍 이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실제 현장에서 블록체인 활용도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언론 등에 노출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많아졌지만, 중소ㆍ중견기업 대상의 적용수준이 다소 미미해 되레 피로도만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것.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장 센터장은 블록체인 기반 정보 등급화 서비스 ‘CAU-IRAS’를 개발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문서의 등급을 나눠 등급별 다른 방식으로 문서를 저장하는 솔루션이다. 자체 개발한 문서 중요도 평가모형에 기반해 1등급 문서는 블록체인에, 2등급 문서는 문서보안(DRM) 시스템에 나눠 올린다.

장 센터장은 “(블록체인 서비스) 공급자의 마인드가 아닌 수요자의 마인드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장을 살펴보면 보안 책임을 지기 어려워 문서의 96~98%를 1등급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보안이 대책에만 매몰돼 있었고, 보안 부서에 온전히 책임이 전가되는 만큼 이와 같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보안 수준을 올리면 연구자들이 쉽사리 나설 수 없고, 기업 또한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장 센터장은 영업비밀보호법 관련 판례를 뜯어보며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했다.

장 센터장은 “보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차별화된 보안조치’를 취했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기업 내부보안 문서를 중요도에 따라 등급화해 관리했다는 것이 비밀관리성을 입증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어 전략”이라고 말했다.

기술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도 함께 담았다. 스테가노그래피는 기밀 정보를 파일ㆍ메시지ㆍ이미지 등 다른 파일 안에 숨기는 심층 암호 기술이다.

장 센터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제3자에 의한 정보 등급화 스테가노그래피(타임스탬프)를 남길 수 있다”며 “기업 내부에서 취급하고 있는 문서가 유출돼도 책임 소재를 간단히 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야 보안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중소ㆍ중견 기업의 경우 보안에 투입할 자원이 부족해 손을 놓을 수밖에 없고,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만큼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

중앙대 블록체인서비스연구센터는 개발 중인 CAU-IRAS를 올 상반기 국내 문서보안 관련 전문 업체에 기술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일반인의 보안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실제 장 센터장은 학생들과 함께 보안게임을 개발 중이다. 게임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학습 내용을 융합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보안을 투자로 인식해야 하는데 비용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게임을 통해 보안 수용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보안 수준의 높이가 향상되는 편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수요에 초점을 맞춘 덕분일까. 장 센터장이 몸담은 산업보안학과의 취업률도 높은 수치로 고공행진 중이다. 해외기업과 국내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두루 취업했다.

장 센터장은 “기업은 늘 바로 쓸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을 찾는다”며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도, 해당 분야에 종사하려는 학생들도 현장에서 답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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