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이 실패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의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는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들 장관 후보의 임명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무안주기식 인사청문회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실상 세 후보자를 교체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우선 "청와대 검증이 완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언론의 검증과 국회의 인사청문회 등의 검증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세 후보의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까지 국회 논의를 다 지켜보고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기회에 한가지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유능한 장관과 참모를 발탁하고 싶다. 최고의 전문가들과 능력자들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번 후보자들도 청와대가 그들을 발탁한 이유가 있고, 그들에게 기대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임 후보자에 대해서는 "성공한 여성으로서의 롤모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성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능력을 함께 저울질해 후보자를 지명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의 인사청문회는 능력은 제쳐두고 흠결만 따지고 있다"며 "무안주기식 청문회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증 질문이 배우자나 자식에게 미치면 (장관 자리를) 포기하고 만다. 포기하는 비율은 여성들이 훨씬 높다"며 "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꼭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도덕성 검증 부분도 중요한데 그 부분은 비공개 청문회로 하고, 그다음에 공개된 청문회는 정책과 능력을 따지는 청문회가 돼서 두 개를 함께 저울질할 수 있는 그런 청문회로 좀 이렇게 개선되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