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의 9세 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월 천안 시내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남성의 아들 B 군을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 씨는 B 군을 큰 가방에서 작은 가방으로 바꿔가며 13시간가량 감금했다.
검찰이 밝힌 국과수 부검에 따르면 B 군의 사망원인은 산소결핍, 자세성 질식, 압착성 질식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금 과정에서 A 씨는 “숨이 안 쉬어진다”는 B 군의 호소를 무시하고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는 등 학대했다.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B 군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저산소성 뇌 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1심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은폐하고 있으나 진술 등을 볼 때 피고의 행동이 피해자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불확정적이라도 인식하고 있었고 범행이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며 징역 25년으로 상향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