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 첫 거래일 증시가 30포인트 이상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습니다.
휴장기간중 뉴욕증시의 상승에 고무돼 1130선에서 소폭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오며 장중 한때 약세반전되기도 했습니다.
쌍끌이 매수 수급구도가 재차 확인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오름세로 반전하며 상승폭을 늘려나간 끝에 직전 거래일 대비 32.93p(2.93%) 오른 1157.40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650억원 순매수로 사흘연속 '사자'에 나섰고 기관도 6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째 쌍끌이 매수를 선보였습니다. 반면 개인은 1574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사흘째 차익실현으로 일관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266억원)를 중심으로 75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과 중국, 대만 등이 휴장한 가운데 한국증시를 비롯해 홍콩 항셍지수(4.55%), 싱가포르지수(3.87%) 등의 아시아 증시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습니다.
경기회복, 기업 구조조정 기대
기축년 새해 경기회복 기대감이 작용한 가운데 경기침체 타격이 특히 컸던 건설,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기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옥석가리기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불확실성 해소 기대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STX조선(11.24%), 현대미포조선(7.78%), 현대중공업(7.27%), 한진중공업(7.34%) 등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업계 구조조정으로 리레이팅이 예상되는 대형 우량주들에 매기가 몰리면서 대림산업(10.11%), GS건설(8.45%), 현대건설(8.23%), 금호산업(8.14%), 두산건설(7.18%), 대우건설(5.07%), 현대산업(4.16%) 등이 큰폭 올랐고 상당수의 중소형 건설사들은 소외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영업수익구조상 지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증권주들이 새해 증시에 거는 기대감을 한껏 피력했습니다.
대우증권(14.45%)이 상한가 턱밑까지 오른 것을 필두로 우리투자증권(13.55%), 현대증권(11.46%), 한화증권(10.96%), 동양종금증권(10.58%), HMC투자증권(10.24%) 등이 무더기 급등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증권(8.77%), 운수장비(8.54%), 의료정밀(8.27%), 건설(5.97%), 전기전자(4.50%), 기계(4.19%) 업종의 상승폭이 컸습니다.
한편 법원의 키코(KIKO)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으로 불완전판매 인정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관련주들의 등락이 엇갈렸습니다.
소송 당사자였던 디에스엘시디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태산엘시디, IDH, 에스에이엠티, 재영솔루텍, 사라콤(이상 상한가), 심텍(8.89%) 등이 무더기 급등한 반면, 하나금융지주(-2.31%), 우리금융(-1.26%), 신한지주(-0.67%) 등의 은행주들은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IPTV(인터넷)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SK브로드밴드(9.84%)를 필두로 SBSi(9.90%), iMBC(5.29%), KTH(3.5 2%), 셀런(2.61%) 등의 수혜 기대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케이아이씨, 범우이엔지(이상 상한가), KC코트렐(7.79%), 평산(8.08%) 등 정부의 SOC투자 확대 수혜주들도 정책적 지원 기대로 불을 뿜었습니다.
연초 뉴욕증시, 새해 경기회복 기대 물씬
지난 연말 우리증시가 휴장에 들어간 이후 이틀연속 오르며 투자심리를 북돋았던 뉴욕증시가 새해들어서도 급등세로 출발하며 새해 경기회복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美 공급관리자협회(ISM) 12월 제조업 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하며 32.4를 기록, 월가의 전망치(35.4)를 크게 하회했을뿐아니라 28년래 최악으로 나타났지만 과거 지표에 불과하다는 인식과 함께 새해 경제에 거는 높은 기대감을 꺾지 못했습니다.
다우지수(2.94%)와 나스닥 지수(3.5%) 모두 큰폭 상승했고 S&P500 지수도 3.16%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게다가 분봉상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이며 기분좋은 장양봉으로 마감, 추가 상승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압도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 새해 경제회복 기대감을 뒷받침했고 증시전반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CNBC가 펀드매니저, 스트래티지스트, 이코노미스트 등 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중 9명은 미국경제가 올해중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95%는 올해 S&P 500 지수의 상승률이 10%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필자가 관심있게 지켜봐온 S&P500지수는 구름층 진입에 성공한 이후 60일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적삼병을 기록한 모습입니다. 추세적 변화가 아니더라도 박스권 레벨업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렴기간조정을 거친후 변곡점에서 의미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데다 MACD보조지표도 다이버전스에 이어 MACD값 양(+)전환에 성공하며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단기 숨고르기를 감안하더라도 기술적으로 980선 언저리까지 상승포텐셜이 확장된 모습입니다.
경제 온도계로 간주되는 국제유가가 중동불안과 함께 이날도 3.9% 급등하며 오름세를 지속한 점 또한 증시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내리막길을 걸으며 마감한 중국증시가 불안요인이지만 중국정부가 대규모 추가부양책 마련을 시사함에따라 중국증시가 글로벌증시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중국은 소형차 구입지원, 유류세 개혁과 에너지 절감 차량 개발, 노후차량 폐차보조금 지원방안 등 동시다발적인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할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구조조정 신호탄..유동성 물꼬 트는데 일조
올해 첫거래일 증시는 조선주와 건설주가 이끌었습니다.
이들 두업종이 향후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업종간 우열문제를 떠나 전체 시장의 신용경색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은행권의 RP 입찰로 정부의 유동성 지원노력이 반감되고는 있지만 양적완화정책(quantitative easing)과 금리인하로 현재 시장에 깔린 유동성은 제법 풍부합니다.
그럼에도 돈이 돌지 못했던 이유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의 신뢰가 부족했었기 때문입니다.
건설업계나 조선업계 모두 우량기업이 존재하지만 업계의 시스템적인 붕괴를 걱정해야할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모든 건설주와 조선주들이 막연한 불안감으로 지난해 동반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큰틀의 구조조정 기준 확정과 함께 산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오르면서 우량기업, 비우량기업의 구분이 보다 명확해지고, 고여있던 유동성들이 우량기업에 투자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돼 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신용경색 해소 및 증시 유동성 개선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증시의 큰손인 미래에셋은 지난 12월 전반적으로 현금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경기방어주 비중을 줄이고 조선, 유화, 소재주를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시의 유동성 개선과 함께 경기회복시 주가탄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민감주를 선취매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같은 업종내에서도 밸류에이션과 수익구조를 고려해 종목선정에 신중을 기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하겠습니다.
과도한 기대는 금물..제한적인 반등
연말과 연초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은 1월효과를 연상케할만큼 양호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증시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올한해 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더딘 경제회복 속도만큼이나 한해 증시 반등폭이 작고 증시의 반등 기울기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용경색이 부분적으로 풀리면서 연중 가파른 소파동 등락이 있을 수 있겠으나, 증권사들의 연중 최고치 전망을 통해 알 수 있듯 여전히 어두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연말기준으로는 상승폭 자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경기 회복'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한다는 것은 아니며,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겠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출범과 각국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책 마련 기대감이 새해 증시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시가 4분기 프리어닝시즌에 접어들게 되고 각종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 배당락을 감안시 증시가 단기간 급등했다는 부담은 증시의 속도조절을 예상케 합니다.
정책모멘텀과 새해 경기회복 기대감에 기반한 단기 랠리에는 편승하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무차별적인 접근이 아니라 종목별 실적전망을 꼼꼼히 살피며 바텀업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의 부침에 수반되는 뇌동매매로부터의 유혹은 올 한해도 우량주 장기투자로 커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연초보다 연말지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 증시에서는 특히 길게 호흡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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