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떠나보낸 사고 현장 못 떠나는 두 아버지들 “사인 명백하게 밝혀야”

입력 2021-05-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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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손정민 씨 아버지 “의혹 산더미인데 친구 A 씨 변호사 대동…의문”
故 이선호 씨 아버지 “안전모 못 받고, 안전관리자 없이 일하다 참변”
“아들의 죽음 둘러싼 진실 드러날 때까지 사건 현장 계속 찾겠다”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故 손정민 군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故 손정민 군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닷새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22살 대학생 손정민 씨, 평택항에서 작업을 하다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가 덮쳐 목숨을 잃은 23살 노동자 이선호 씨. 각기 소중한 아들을 잃은 두 아버지는 오늘도 사건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는 오늘도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섰다. 아들이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손현 씨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민 씨가 친구 A 씨와 만나기 전 또 다른 친구 B 씨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면서 친구 A 씨와의 만남에 의문을 제기했다.

손현 씨는 “정민이가 친구(A 씨)와 갑자기 술을 마신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일반적인 번개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손 씨는 “많은 가능성이 있겠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어떠한 관여가 있지 않는 한 단순히 친구를 찾는데, 최면수사를 할 때 변호인을 대동한다든가 하는 대응이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엇이 관여했는지를 꼭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에) 관여한 게 없는데 (친구 A 씨의) 이런 행동을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가장 친했다고 믿은 친구가 어떤 일에 관여했는지 좀 명쾌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문점은 산더미인데,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아들의 친구 A 씨는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음 주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때까지 반포한강공원 사건 현장을 계속 찾을 생각이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경기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故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사고가 난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 (사진제공=故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경기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故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사고가 난 개방형 컨테이너 모습. (사진제공=故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군대 전역 후, 생활비를 벌겠다며 평택항에서 동물 검역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23살 청년 이선호 씨는 지난달 22일 컨테이너 아래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하다 떨어진 컨테이너 벽에 깔려 숨졌다. 고(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는 아직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재훈 씨는 진상규명과 함께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장례를 미뤘다. 유족들은 지난 8일 입관절차만 진행한 뒤 20일째 빈소를 지키고 있다.

이재훈 씨는 “현장에서 아들에게 작업 지시를 해왔던 지게차 기사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게차 기사는 아직 안 나타난다. ‘나는 그런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면서 “빈소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왜? 제 아이가,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에게 못 받아서 아직 눈을 못 감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CCTV를 통해 살펴본 사고 현장에는 안전관리자가 없었다. 하지만 원청업체 측은 숨진 이선호 씨가 사고 당시 안전모를 쓰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에 아버지의 억장은 무너져 내린다.

이재훈 씨는 “안전모도 받지 못한 사람을 들여 보내놓고 ‘안 썼다’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 회사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훈 씨는 “명확하게 책임을 밝히고, 다시는 아들 같은 죽음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강조하면서 오늘도 평택항으로 발길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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