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확장증 부르는 ‘가래’…의심 증상은?

기관지는 인후와 후두(기관)에서부터 폐로 이어지는 이동 통로이다. 이곳은 공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 이물질과 세균에 대해 면역작용을 한다. 본래 기관지는 풍부한 점액으로 덮여있다. 이 점액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과 세균이 들러붙게 되면 점액을 감싸고 있는 섬모가 입 밖으로 배출해 주는 형태이다.

그러나 점액이 부족해지고 섬모의 기능이 상실되는 경우가 있다. 기관지의 근육층이 파괴되면서 기관지가 늘어나고, 늘어난 기관지 속에는 섬모가 배출해 주어야 할 이물질이 쌓이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영구적으로 기관지가 확장되는 질환을 ‘기관지확장증’이라고 한다. 기관지 일부, 혹은 폐 전체에 걸쳐 나타날 수 있으며, 이미 확장된 기관지는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으므로 아직 치료 방법도 제한적인 편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으로는 백일해, 홍역, 폐렴 등 과거 앓는 감염성 질환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결핵과 가장 관련이 깊다. 감염성 폐 질환을 앓는 중, 기관지와 폐에 미세한 결절이 남게 되는데 이 부위를 파고든 여러 가지 분비물들이 쌓이게 되면서 이미 늘어난 기관지를 더욱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의 손상과 함께 장기간 염증이 쌓여있는 상태로 가래를 배출할 수 있는 기능이 매우 약화된 상태다. 염증이 심할수록 누렇거나 악취가 나는 가래, 끈끈한 가래가 생성되고, 환자 스스로 가래를 뱉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때 염증성 가래를 제때 뱉어주지 못할 경우 기관지는 더욱 빠르게 확장이 되면서 폐 기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만약 기관지의 확장으로 인해 기관지 근육층, 혈관층까지 파괴될 경우 기침 시 출혈, 즉 객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객혈의 양이나 빈도수에 따라 추가로 기관지 절제술이나 색전술이 시도될 수 있다.

손상된 기관지는 본래의 상태로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차적인 세균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기관지확장증 환자에게는 가벼운 감기도 매우 치명적일 수 있어 유행성 질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오염이 심한 공기 및 환경 피하기,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금연, 적정 온습도 유지 등 생활 환경에 섬세한 신경을 써야 한다.

황준호 경희숨편한한의원 서울교대점 원장은 “가래는 기관지 점막, 신체의 면역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가래가 쌓이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생활화하고, 쌓이는 가래는 삼키지 않고 제때 뱉어주도록 하며 평상시 자신의 가래 색이나 양, 배출 횟수 등을 인지하여 사진으로 찍어두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수면패턴과 유산소운동을 통해 땀을 내어주는 것도 건강 관리에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