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의 빛과 그림자]①올해 M&A 큰 장 선다…PEF가 쥐락펴락

입력 2021-05-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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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기업을 삼켜버리는 인수합병(M&A)시장의 지배자.’ 거대 자본을 앞세운 사모펀드(PEF)가 M&A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기업을 인수한 다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무조건 사람을 자르거나 공장을 팔아 치운다거나 투자도 안 하면서 단기 실적을 올린 뒤 비싸게 팔아 치우는 일부 사모펀드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에 ‘금융 자본주의 탐욕의 화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4일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MBK파트너스, 신세계(이마트), 롯데(롯데쇼핑), SK(SK텔레콤)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사모펀드인 MBK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이경민 CS IB대표는 2019년 MBK파트너스의 편에 서서 롯데카드 인수전을 성공시키는 등 MBK와 각별해 ‘빅딜’을 성사시킬지 관심이다. 지난 10일 토종 사모투자펀드(PEF)인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성공하면서 더 관심을 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PEF 운용사에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량(50.75%)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PEF는 건설사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도 PEF의 먹잇감이다.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DS투자증권, 한온시스템, 요기요, 더휴컴퍼니 등 시장의 눈길을 끈 매물의 매각 작업이 올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부실기업이나 투자자금 회수시장에서 ‘구원투수’를 넘어 ‘제1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 환경 변화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성장전략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삼성·현대차·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2, 3세 경영체제로 전환한 후 LG전자 MC사업본부처럼 몇몇 사업부서와 기업들은 잠재된 M&A 매물로 거론된다. 먹잇감이 많아질수록 사모펀드의 역할은 더 커진다. 여기에 국민연금이나 각종 연기금도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EF의 힘은 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PEF가 모집한 기관투자가 자금은 97조원(출자 약정액 기준)에 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M&A한 기업을 되팔 때 경제력 집중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이들 기업을 인수할 주체는 재벌 계열사밖에 없는 게 현실이긴 하다”면서 “사모펀드와 기업, 시장이 적이 아닌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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