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도지코인 주무르는 머스크, 범죄일까 아닐까

입력 2021-05-12 15:20 수정 2021-05-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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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케이프커내버럴/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케이프커내버럴/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그는 시대의 혁신가일까요, 희대의 사기꾼일까요.

전기차로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이끌고 직접 디자인한 로켓과 우주선으로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개척한 사업가로서 머스크는 시대의 혁신가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어떨까요?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머스크를 '파파 머스크'로 부릅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이죠.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영향략은 큰 정도가 아니라 시장을 움직인다고 평가하기도 했죠.

그는 비트코인을 띄운 것도 모자라 장난으로 말들었다는 '도지코인'을 단숨에 가상화폐 시장의 '핫스타(?)' 만들었습니다.

사실 도지코인은 장난에서 시작됐습니다. 2013년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어도비 마케팅 담당자 잭슨 팔머가 일본 시바견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차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장난으로 시작하다 보니 개발하는데 소요된 시간도 3시간 밖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지(Doge)’라는 코인명도 개(dog)를 잘못 쓴 인터넷 밈에서 따온 것이죠.

당초 도지코인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장난으로 만든 만큼 구조적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머스크가 올해 초부터 분명한 이유도 밝히지 않으면서 ‘도지코인이 미래다’ ‘아들에게 도지코인을 사줬다’ 같은 트윗을 올리며 작정하고 도지코인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까지 칭하면서 말이죠. 이에 1년 전 0.002 달러에 불과하던 도지코인은 현재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368배 올라 0.70 달러대를 기록 중입니다. 가상자산 내 시가총액 순위는 무려 4위입니다.

이름부터 장난인 ‘잡코인’에 이토록 많은 돈이 몰린 이유는 단 하나, 머스크입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머스크에 열광하고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가격 띄우기에 나섰다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투자전문매체 마켓인사이더는 최근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도지코인은 상위 100명의 보유자가 발행량의 67%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중 한 명이 전체 도지코인의 28%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가 일론 머스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머스크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시세 조종 행위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만약 증시를 대상으로 했다면 중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지적합니다.

실제 미국 현지에서는 “머스크를 시세조종 행위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시세조종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 100만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시대의 혁신가가 범죄자로 추락하게 되는 셈이죠.

하지만 머스크가 실제로 조사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주식시장이 아닌 가상화폐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가상 화폐 시장에서는 ‘펌핑(시세를 띄우는 행위)’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사실 머스크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실제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지코인 개발자인 마커스 마저 "도지코인이 8센트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게임스톱이 325달러 가치가 있다는 생각과 같다. 말이 안되는 일이다"며 도지코인 가격 급등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머스크의 도지코인 사랑이 그리 순수해보이지는 않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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