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계엄군 민간인 학살 추가 확인…지나가는 신혼부부까지"

입력 2021-05-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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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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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위, 저인망식 가해자 조사로 과제별 유의미한 진술 확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이 M60기관총과 M1소총으로 시민들을 조준 사격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또 4세 어린이를 총살한 뒤 암매장한 사건의 가해자가 특정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조사위 대강당에서 성과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7대 법정과제의 조사 진행 상황을 밝혔다.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5월 본격 조사에 착수한 조사위는 5·18 당시 광주 진압 작전에 참여한 계엄군 출신 인사들을 저인망식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과 실종 사건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민간인 학살은 5월 항쟁 당시 주로 광주 외곽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봉쇄 작전을 위해 외곽 지역 길목을 차단하고 있던 계엄군은 지나가는 차량과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인 사격을 가한 것.

조사위는 "광주교도소 양쪽 광주·순천 간 고속도로와 광주·담양 간 국도를 오가는 차량, 민간인에 대해 최소 13차례 차량피격 사건이 있었음을 증언과 문헌을 통해 확인했다"며 "교도소 옆 고속도로에서 지나가던 신혼부부를 태운 차량을 저격·사살했다는 복수의 장·사병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남마을과 지원동 일대에서도 그동안 알려진 마이크로버스와 구급차 피격 사건 외에 또 다른 승용차와 구급차 등 최소 5대 차량을 피격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증언들을 토대로 피해자를 특정하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1980년 5월21일 이후 광주봉쇄작전 시행 중 송암동 일원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오인사격과 민간인 학살의 실상도 확인 중이다. 당시 송암동 일원에는 제7공수여단, 제11공수여단, 제20사단, 전투교육사령부 병력 등이 관여했다고 한다.

특히 조사위는 "만 4세 어린이가 총격에 의한 좌후경부맹관총상을 입고 사망한 후 암매장한 사건은 가해자를 특정했다"며 "피해자 신원을 확인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아동은 현재 국립묘지에 무명·무연고로 잠들어 있으며, 조사위는 유전자(DNA) 대조 등을 통해 신원 파악을 진행 중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송암동 오인사격이 있고 보복살해가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세 청년이 죽고 하수구로 도망갔던 여인이 사살당했던 것 등은 다 보도됐지만, 그때 보리밭 너머에서 놀고있던 서너명의 어린이에 대한 사격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계엄군이 시위대를 향해 M60 기관총을 사격하고, 조준경을 부착한 M1소총 저격수가 투입됐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다수의 진술도 나왔다. 이 가운데 신혼부부를 태우고 교도소 옆 고속도로를 지나가던 차량까지 저격해 사살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해 증언과 관련 문헌을 종합하면 최소 13차례 이상 차량 피격 사건이 있었고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 중에서 최소 41구의 시신이 실종된 것으로 조사위는 파악하고 있다.

조사위는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사망자를 전수 조사해 사망경위와 사망자들의 시신 이동 경로 등을 조사 중"이라며 "향후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 내용을 포함해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사위는 암매장한 시신 처리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진술도 확보했다. 5월 항쟁이 끝난 이후 제11공수여단 4개 팀이 광주에 다시 내려와 사체 수습에 참여했다는 증언이었다.

조사위는 사체 수습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사체처리반'의 부대원들의 인적 사항과 명단을 확보, 그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

조사위는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도 진위 파악을 하고 있다.

조사위는 자신이 북한 특수군으로 직접 광주에 침투했다고 최초 발언한 북한군 출신 탈북민 정명훈 씨로부터 "80년 5월 당시 평양에 있었고 광주에 오지 않았다"는 등의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과거에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고백하기도 했다.

무기고 피습과 관련해서는 "당시 전남 26개 시군 중 24개 시군에서 발생했는데, 시위대가 광주 실상을 알리고 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광주 외곽으로 진출하면서 총 100개소를 공격해 60개소에서 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또한 "일부 주장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시위대와 경찰 관계자, 현장 목격자 등 증언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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