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쇼크에 나스닥ㆍ코스피 전세계 증시 벌벌떤다

입력 2021-05-13 06:52 수정 2021-05-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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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영향 

 (자료 국제금융센터)
▲주요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영향 (자료 국제금융센터)
인플레이션 걱정에 코스피도 나스닥도 벌벌 떠는데…이 종목은 펄펄 난다

사상 최고점 돌파 행진을 하던 국내와 증시에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뉴욕증시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1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1.50포인트(1.99%) 하락한 33,587.6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9.06포인트(2.14%) 밀린 4,063.0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57.75포인트(2.67%) 떨어진 13,031.68로 장을 마감했다.

12일 코스피도 전일 대비 47.77포인트(1.49%) 내린 3161.6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031억원어치 넘게 순매도해 증시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올해 유가 상승이 물가상승률을 0.8%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시 상승랠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파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정 자산의 수익을 훼손하며 미래 수익에 기반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주식에 타격을 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무디스는 불균등한 글로벌 경제회복 및 경제회복과 관련해 여전히 남아 있는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원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용여건과 관련한 상당한 리스크가 잔존한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시장을 급속히 냉각시킬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 성장주보다 경기민감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경기 개선 흐름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 연구원은 “당장은 코로나19와 고용시장 회복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면서 “장기 그림을 그려 보면, 새로운 시대정신(친환경, 미중 경쟁, 큰 정부)의 등장이 유형자산 투자를 끌어올릴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수혜주도 적지 않은 만큼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플레이션에 베팅할 수 있는 종목은 크게 3가지다. 풍산·고려아연처럼 자원을 채취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직접 받는 업종이다. 또 물가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시켜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업종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살아나는 국면에서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주목받는다.

BoA는 1975~2019년까지 매년 물가와 주식 수익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으로 에너지, 산업재, 원자재 등을 꼽았다.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이 상승한 연도에 MSCI 세계 섹터별 주당순이익(EPS)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분석한 결과, 2012~2020년에 BEI가 상승한 연도의 연평균 EPS 증가율은 테크 분야가 10.4%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연평균 주가 상승률도 25.6%로 테크 분야가 압도적이었다.

같은 기간 소재(7.0%) 금융(3.8%) 경기소비재(2.9%) 유틸리티(1.6%) 산업재(0.9%) 에너지(-1.5%) 등 경기민감주의 연평균 EPS 상승률은 테크 분야에 한참 못 미쳤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도 경기소비재(17.7%) 소재(15.8%) 산업재(13.9%) 금융(13.1%) 순으로 테크 분야보다 낮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2002~2011년) BEI 상승 국면에서는 경기민감 업종의 EPS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최근(2012~2020년)에는 테크 업종의 EPS 및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경기 회복 국면에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부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른 산업보다 이익 증가율이 훨씬 더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받는 업종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다.

원자재주는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정유주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 마진이 확대돼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 상승이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재고를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소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 원자재의 투자 매력도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원자재 내 비철금속의 투자 확대를 추천한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산업 변화는 비철금속의 구조적 수요 증가 요인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상장지수펀드나 물가연동국채도 관심 대상이다. 김성근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부각되는 중”이라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수혜주 인플레이션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와 물가연동국채(TIPS)로도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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