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통상 옛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 10% 이내의 한 자릿수 금리로 내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중·저신용자 대출상품 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하했다. 중·저신용자는 신용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820점 이하(4등급 이하)인 고객이다. 기존 중금리 대출 금리는 5~8%대인데, 이날부터 새로 취급하는 상품은 최저금리가 4%대로 낮아진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9%대 금리를 적용받을 저신용자들도 이번 금리 인하로 8%대 중금리 대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이와 함께 고신용자 대출 한도를 축소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한 취지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는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일반 신용대출은 1억 원에서 7000만 원으로 낮춘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신용자 대출상품의 한도를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올렸다.
케이뱅크도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을 밝혔다. 케이뱅크는 오는 2023년까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고객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연내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 하반기 사잇돌 대출 등 신규 중금리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대출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를 중저신용자 분들에게 더 공급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앞다퉈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설립 취지와 달리 중금리 대출이 많지 않다며 수차례 지적을 당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중금리 대출 제도개선방안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게 중·저신용층 대출 확대를 위해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연간 중금리대출 비중을 얼마나 늘릴지 목표치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은 기존 금융권이 소홀히 했던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고신용자 대출 중심으로 운영돼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은행 전체는 24.2%였지만, 인터넷은행은 12.1%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토스뱅크에 대해서도 오는 7월께 정식 출범하기 전 마찬가지로 중금리대출 계획서를 제출받겠다고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