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커지는 머스크의 ‘변덕’...왜 이제 와서 ‘전력 낭비’ 꺼냈나

입력 2021-05-14 14:06 수정 2021-05-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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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량 추세 미쳤다" 트윗
테슬라, 비트코인 추가로 팔았는지 2분기 실적 주목
아키슨 "머스크 발언은 4차원 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로 시장에 충격을 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의 에너지 낭비를 재차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에너지 과다 사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로 머스크가 이 시점에 해당 이슈를 왜 끄집어냈는지 시장의 의구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새벽 트위터에 “최근 몇 달 에너지 사용량 추세는 미쳤다”며 비트코인 때문에 소비되는 전기량이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올리고 비트코인 채굴의 전기낭비를 강조했다.

해당 그래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의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력소비량 추산치 변동을 나타낸 것으로 올해 비트코인으로 전기 사용이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센터는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데 연간 약 149Twh(테라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1월 1일(106Twh) 대비 40%, 작년 5월 13일(80Twh) 대비 86% 늘었다.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 지적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반대론자들이 숱하게 지적했던 부분이다. 가상화폐 채굴에 따른 전력량이 스웨덴이나 말레이시아 전체 전력 사용량보다 많다는 비판이 나온 지도 오래다.

2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비트코인은 거래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엄청나고 거래 수행에 극도로 비효율적”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머스크는 가상화폐 채굴이 오히려 에너지의 친환경화를 유도한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잭 도시 트위터 CEO가 “비트코인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장려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자 머스크는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올 초 테슬라가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차량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는 등 비트코인 ‘전도사’를 자처했던 머스크가 돌연 전력 과다 사용을 문제 삼는 건지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마크 험프리 제너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비트코인을 둘러싼 환경 문제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수단 허용 이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면서 “테슬라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중단 결정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몰랐는가”라고 반문하며 2월 테슬라가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을 때 이사회가 기후 문제를 검토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전기차 관련 테슬라의 반품 정책도 고객보다 회사에 유리한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구매자가 환불할 때 비트코인 가치가 구입 시 달러 가치보다 낮으면 비트코인으로 되찾고 비트코인이 더 가치가 있으면 달러를 되찾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보호법 등에 따른 법적 규제를 우려해 비트코인 결제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NYT는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 비트코인을 팔아치웠는지도 중요하다며 2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인데스크 연구 책임자 노엘라 아키슨은 “머스크의 비트코인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 관련 발언은 4차원 체스를 두는 것과 같다”며 “초기보다 수를 읽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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