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절친’ 경찰관 살해한 30대 남성에 ‘징역 18년’ 확정

입력 2021-05-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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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친구 사이 의문일 만큼 범행 잔인해…유족 엄벌 요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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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 친구를 술에 취해 폭행·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36) 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김 씨는 2019년 12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 서울 지구대 소속 경찰관 친구인 A 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와 A 씨는 대학 동창 사이로, 김 씨는 2018년 A 씨가 결혼할 때 결혼식 사회를 봐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김 씨가 2019년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A 씨가 수시로 조언을 해줬고, 김 씨는 당해 1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 씨는 A 씨와 술자리를 약속한 뒤 2019년 12월 13일 오후 주점에서 만나 술을 마시다 김 씨의 집으로 이동했는데, 자신의 집으로 가려는 A 씨와 다툼이 생겼다.

김 씨는 전에 배웠던 주짓수 기술을 활용해 A 씨를 제압하고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내려치며 폭행했다. 김 씨는 A 씨를 폭행한 뒤 그대로 내버려 두고 피범벅이 된 상태로 여자친구 집으로 가 씻고 잠을 잔 뒤 다음 날 아침 집으로 돌아와 119에 신고했다.

검찰은 김 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내면에 숨겨둔 폭력적인 성향이 한 번에 폭발하면서 A 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봤다.

김 씨는 재판과정에서 “만취해서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다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던 점과 범행 장소였던 안방에서 나와 씻고 여자친구 집에 가서 또 한 차례 샤워를 하고 잠을 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김 씨가 피해자의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1심은 “피고인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인식한 상황에서 반복적인 공격을 했고 범행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이기적이고 죄질이 나쁘다.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장기간 속죄하고 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김 씨의 행위가 과연 피해자와 친구 사이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했다”며 “피해자의 부모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배우자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과 고통 속에서 살 것으로 판단된다”며 1심 양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지지해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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