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재건축은 2달 만에 최고치

입력 2021-05-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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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걸 막겠다며 시행한 토지거래허가제는 큰 힘을 못 쓰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한 달 만에 두 배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랐다. 2주 전 조사한 주간 상승률(0.10%ㆍ지난주는 조사 미실시)보다 오름폭이 0.01%포인트(P) 커졌다. 지난달 초(4월 9일 0.05%)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아파트값 상승 추이가 두 배 넘게 가팔라졌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건 재건축 아파트다.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데 따른 기대감이다. 이번 주 재건축 아파트값은 0.20%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론 2월 이후 가장 높은 값이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값 상승률(0.09%)의 두 배가 넘는다.

서울시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는 걸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대지지분이 18㎡(주거지역 기준)가 넘는 아파트를 사려면 미리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이런 조치에도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ㆍ현대8차아파트 등 재건축 대어(大魚)들은 매매값이 일주일 새 5000만 원 넘게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노원구(0.37)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관악구(0.26%)와 구로구(0.26%), 강북구(0.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말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에도 재건축발(發)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최근에는 실수요를 위한 보유세 및 대출 규제 완화에 이어 거래세 완화까지 검토되고 있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ㆍ인천지역 아파트값은 신도시 지역에선 0.04%, 다른 시ㆍ군에선 0.10% 상승했다. 시흥시(0.26%)와 수원시(0.22%), 인천시(0.17%), 안산시(0.17%) 등 서ㆍ남부 지역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 시흥시는 3기 신도시 건설과 제2경인선(서울 구로~시흥~인천) 추진 등에 힘입어 조사 때마다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ㆍ막판 이사 수요에 전세 시장도 들썩

전세시장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6% 상승했다. 직전 조사(0.05%)보다 오름폭이 0.01%P 커졌다. 강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이 하락했던 1분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관악구(0.17%)와 서대문구(0.15%), 강서구(0.13%), 노원구(0.13%)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임 연구원은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지속되고 일부 막바지 봄 이사철 수요까지 이어지면서 전세 물량 감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대됐다"고 했다.

경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신도시 지역과 그 외 지역에서 각각 0.02%, 0.04% 올랐다. 매매시장처럼 시흥시(0.22%)와 안산시(0.16%), 수원시(0.10%) 등에서 가격 상승 현상이 도드라졌다. 화성시 동탄신도시(-0.02%)에선 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전세 시세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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