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가치 혁신에 항암 백신까지" LG,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 1억 달러 투자

1초에 9경 5700조 번의 동시 연산 가능… 글로벌 톱3 수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AI)이 고객센터 내 최고 전문 상담사 수준으로 일반 고객 상담을 진행한다. 문장이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고객의 감정까지 분석한다. B2B(기업 간 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계약 체결 관련 영업에 나선다.

#‘슈퍼카를 닮은 로봇 청소기 디자인’이라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디자인 시안 수백 개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디자이너는 AI가 만든 시안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디자인과 설계를 할 수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제공=LG그룹)

LG가 인공지능(AI)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초거대 AI’ 개발에 1억 달러(약 1128억 원)를 투자한다. 딥러닝 기술의 진화를 이끌며 고객가치 혁신과 삶의 질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LG의 AI 전담조직 LG AI연구원은 17일 오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 토크 콘서트’에서 향후 3년간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및 개발에 1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ㆍ학습ㆍ판단ㆍ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이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 5700조 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글로벌 톱3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 600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올 하반기에 공개한다. 미국 AI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GPT-3가 보유한 1750억 개 파라미터의 3배를 넘어선 규모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 규모가 커질수록 AI 지능이 높아진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하는 ‘초거대 AI’는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제조기업 중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LG AI연구원은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고객 상담 등 각 분야 ‘상위 1% 인간 전문가’ 수준 역량을 보유한 초거대 AI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고객가치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고객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초거대 AI를 고객별 상담 이력을 요약해주는 가상 어드바이저(Advisor)에 활용할 수 있다. 상담사는 고객의 개인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텍스트와 음성으로 고객의 문의에 답변하는 고객 상담 챗봇과 콜봇에도 적용한다. 문장이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고객의 감정까지 분석해 자연스럽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기존 신제품 개발에는 디자인ㆍ설계ㆍ생산 과정에서 신제품의 수정 작업이 발생하면 이를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다시 설계해야 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초거대 AI’ 적용 시, 전문가가 인간의 언어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기술하면 AI가 소프트웨어 코딩을 진행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또 LG는 제품 디자인과 내부 설계가 가능한 창조적 초거대 AI와 전문 디자이너의 협력 모델도 구축한다.

수만 명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만 진행할 수 있었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다. LG는 AI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고효율 발광 분야에서 신소재 발굴을 가속할 계획이다.

먼저 ‘초거대 AI’로 250년 동안의 화학 분야 논문과 특허를 자동으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찾아 더 안전하고 오래가는 전기차 개발을 앞당긴다. 고효율 발광 소재를 발굴해 화질이 더 선명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TV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더 나아가 인간 면역 체계를 활용한 신개념 암치료제인 항암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소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선물하고, 깨끗한 지구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데 도전한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 배경훈 원장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오픈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 연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원장은 이어 “고객들에게 더 즐거우며, 더 편리하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삶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라며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같은 꿈을 꾸는 인재들과 함께 최신 AI 기술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올 하반기 연구 성과물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