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급증 속 생산차질에 현대차·기아 주가도 약세

입력 2021-05-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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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수급난 해소 시점 실적 성장 예상

(사진제공=현대차)
(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 사태로 생산 차질을 빚게 된 현대차와 기아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주가가 하락세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쟁 자동차 기업보다 반도체 재고가 넉넉하리라고 예상됐지만, 최근 판매 증가에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오전 10시24분 현재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1.31%) 내린 22만6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기아는 1000원(1.21%) 하락한 8만16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가 나타나며 코스피가 상승 출발했지만, 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며 현대차와 기아의 낙폭을 키웠다.

이날부터 현대차는 에어백 관련 반도체 공급 불안정으로 이틀간 투싼과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5공장 52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18일 하루 가동이 중단된다.

기아도 같은 이유로 이틀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토닉 등을 생산하는 소하 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달 6~7일에도 계기판 관련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4공장 포터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품귀로 울산1공장을 7~14일, 아산공장을 12~13일, 19~21일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지난달 미리 비축해뒀던 반도체 부품을 대부분 소진한 만큼 5월과 6월 심각한 반도체 품귀 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부족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와 공급량 계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동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를 부족하게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판매량 회복이 빠르게 이뤄졌다. 게다가 2020년 12월 이후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관련 사고가 반복되면서 생산 차질도 한몫했다. 최근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기본 탑재로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반도체 수급 회복은 4분기로 예상한다"며 "2월 이후 대만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기존 IT 대신 자동차 반도체 양산 비중을 확대했지만, 생산량 전환과 칩 양산 리드타임(발주부터 공급되는 시간) 감안 시 공급은 빨라도 8월 이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3월 미국 오스틴 정전과 일본 비메모리 업체 화재 발생 여파로 공급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예상했다.

4분기까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량 차질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실적이 개선돼 오던 현대차·기아는 비상 사태다.

4월 자동차 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11.8%가 늘었으며 수출은 52.8%나 급증했다. 올해 1분기까지는 한국GM만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지만, 지난달부터 현대차와 기아, 쌍용 등 업체도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다만 자동차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만큼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는 시점부터 본격 성장세 돌입이 가능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년 동월 코로나19의 기저 효과를 감안해도 평년 수준의 판매를 회복했고, 현대차와 기아의 4월 미국 소매 판매는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라며 "최근 일부 생산 조정 및 인도 지연에도 월중 계약 대수 증가세 등 산업 수요는 견조한 상황으로 하반기 부품 수급난 해소 이후 출고가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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