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뒤에 또 칼 꽂은 머스크, 무엇을 바라고 그럴까

입력 2021-05-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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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라는 트윗 댓글에 매각 시사했다는 분석 나와
비트코인 가격, 테슬라 매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
도지코인으로 전향 분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 레드카펫 행사에 도착해 장난스러운 표정과함께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 레드카펫 행사에 도착해 장난스러운 표정과함께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비트코인을 ‘배신’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머스크는 한 트위터 사용자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자산을 버린 것을 알게 되면 다음 분기에 자신을 스스로 책망하게 될 것”이라고 쓴 데 대해 “정말이다(Indeed)”라고 답했다.

그가 쓴 “정말”이라는 단어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머스크의 이러한 답변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최근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뉘앙스였기 때문이다. 그의 트윗이 비트코인을 매각했거나 팔 계획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해 4만3000달러(약 4877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월 9일 이후 최저치다. 사실상 테슬라가 1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가격이 폭등했던 이전의 시점으로 되돌려 놓은 셈이다.

머스크의 ‘뒤통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환경문제를 이유로 테슬라 전기차 구매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돌연 발표했다. 2월 초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지 불과 3개월 만에 번복한 것이었다. 이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분기 2억72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매각해 1억100만 달러의 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을 띄워놓고 ‘먹튀’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는 그가 비트코인에서 도지코인으로 ‘전향’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도지 아빠(DogeFather)’를 자처하는 등 가격 띄우기를 주도했다. 지난 13일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15일에는 한 네티즌이 “머스크가 비트코인보다 나은 도지코인을 선택했다”는 글을 올리자 머스크는 여기에 “이상적인 기준에서 도지코인의 거래 속도와 규모가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머스크의 ‘정말’이라는 댓글만으로 비트코인 처분을 암시했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처분에 동의했는지, (최근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했다는 심정에 동의했는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정말’이라는 답변만을 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잇단 충격파로 이어지자 비트코인 진영의 반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자인 잭 도시 트위터 CEO는 14일 “우리는 비트코인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영원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스크를 겨냥한 듯 “어떤 한 사람이 가상화폐를 바꾸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트코인 진영의 옹호에도 비트코인 약세를 막아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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