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이번엔 국회 통과하나

입력 2021-05-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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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법안 작년 2개서 올 5개로
‘강성’ 의협 회장 교체도 긍정적
금융위 “반드시 해결책 찾을 것”

보험업계가 12년째 해결하지 못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법안 통과가 이번에는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금융당국,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도입을 원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로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보험금 청구가 전산화되면 건강보험처럼 실손보험에서도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 등 상세한 의료행위 정보가 투명하게 노출돼 제한을 받게 되는 점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이번엔 다른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소비자단체가 모두 합심해 가능성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우선 발의된 법안이 지난해 2개에서 5개로 늘어났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고용진·김병욱·정청래 의원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5건의 법안은 모두 소비자가 의료기관·약국 등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의료비 증빙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한다.

특히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점도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김병욱 의원은 “제2의 건강보험인 실손보험의 청구 절차가 복잡해 많은 분이 청구를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 편익을 고려할 때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강성으로 꼽혔던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교체된 것도 보험업계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해 청구 전산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여야 양측으로부터 발의됐지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무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합의 처리를 저지한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보험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2021년 금융위원회 적극 행정 실행계획’을 심의·의결하며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를 중점과제로 선정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 참석해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권고한 지도 10년을 훌쩍 넘겼다. 더 이상 미루기에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디지털 혁신의 선두에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3900만 명의 의료소비자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반드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확실한 힘을 실어준 건 이번에는 국회 통과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문제가 정무위에서 여야간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달 임시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 법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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