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러닝메이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상 나 전 의원의 가장 강력한 상대로 거론되는 주호영 의원을 견제하려는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김 전 의원은 가능성을 부인하며 최고위원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중심을 잡고 집권전략을 수립하는 데 이바지하려 한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3선 중진으로 20대 국회 후반기 예결위원장을 지냈고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경북을 지역구로 둬서 영남에 기반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당내에선 나 전 의원과 러닝메이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나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을 때 김 전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는 등 두 사람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주중 당 대표 출마를 앞둔 나 전 의원이 영남 표심에 강한 주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출마하도록 권유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 만나 "나 전 의원이 주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을 최고위원 자리에 꽂은 거나 다름없지 않냐"며 두 사람의 러닝메이트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이 영남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세를 불려온 만큼 주 의원을 견제하기에 적합하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출마 선언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과 러닝메이트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봐주시면 참 고맙다"면서도 "지지율 1위가 저하고 러닝메이트를 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과도 굉장히 친하다"며 "나 전 의원과 러닝메이트라고 하면 주 의원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어쨌든 나 전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받아주면 저는 황공하다"면서 "제 선거가 정신이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다른 분까지 신경 써서 선거운동하면 그 선거는 꼭 진다"며 본인의 최고위원 선거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