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이 1분기 큰 폭의 수익성 증대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며 대대적인 사업 강화를 공언했다. 2년 전 지분 일부를 사들인 8인치 회사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도 저울질 중이다.
19일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시스템IC의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732억4400만 원, 436억32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7%, 순익은 68%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933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순익의 절반가량을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낸 셈이다.
매출 증가세보다 수익성 성장 폭이 두드러진 건 8인치 파운드리 수요가 폭발한 시황 영향이다. 주문량이 늘어난 건 물론이고, 가격 인상을 통해 고수익 주문 물량을 이전보다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18년부터 중국으로 옮겨 설치한 청주 장비들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설비 효율화도 이뤄졌다. 수천 개에 달하는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고객사들의 주문을 받기도 한결 좋은 환경이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8인치(200㎜) 웨이퍼 공장에서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주력으로 위탁 생산한다. 장기간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품들도 대부분 8인치 팹에서 만들어진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적어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SK하이닉스 파운드리가 1000억 원 중반대 순이익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출범 첫해인 2017년, 70억 원 넘는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600억 원 넘는 규모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19년 766억 원, 2020년 933억 원 등 꾸준히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하면 아직 파운드리 매출 비중은 2% 수준으로 낮다. 그러나 올해 이 비중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측이 지속적으로 전략적인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파운드리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달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2019년 지분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던 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도 검토 중이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보유한 생산능력이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8만5000장, 키파운드리 생산능력은 9만 장이다. 키파운드리를 자회사 형태로 인수하게 된다면, 박 부회장이 앞서 말한 계획도 충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