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전세시장] 한 달새 2.1억 껑충… '부르는 게 값'

입력 2021-05-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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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5-2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이주수요 급등하는데 공급 감소
서울 전세 신규계약 신고가 속출

▲봄 이사철에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봄 이사철에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봄 이사철에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최근 들어 전셋값 기록을 갈아치는 단지들도 늘고 있다. 전세 수요를 못 쫓아가는 공급에 전세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59.2로 지난주(153.4)보다 5.8포인트 올랐다. 올 2월 이후 석 달만에 최고치다. 올해 저점이던 4월 첫주(137.3)와 비교하면 21.9포인트 차이 난다.

전세수급지수는 일선 공인중개사에서 체감하는 전세 수급 상황을 수치화한 값이다. 높으면 높을수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전세수급지수가 반등했다는 것은 여름부터 시작될 신학기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 조짐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 물량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5일 기준 2만1267건으로 한 달 전(2만2644건)보다 6.4% 감소했다. 1년 전(4만9325건)과 비교하면 2만 건 넘게 적다.

그동안엔 이사철이 시작되면 전세 매물 순환이 활발해졌지만, 지난 여름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론 시장 흐름이 바뀌었다. 2+2년 임대차 계약 연장과 5% 임대료 증액 상한제를 감안해 신규 전세 계약을 맺을 때 시세보다 전셋값을 높게 부르는 집주인이 늘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높아진 전셋값에 기존 세입자가 신규 계약보다 계약 갱신을 선택하면서 그만큼 전세 물건은 더 귀해졌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곳곳에선 신고가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아크로타워스퀘어' 전용면적 59㎡형은 이달 8억2300만 원에 전세가 나갔다. 지난달 거래됐던 기존 최고가(7억5000만 원)보다 7300만 원 높은 값이다. 지난달 4억9000만 원에 전셋집이 나갔던 서울 송파구 거여동 거여2단지 전용 101㎡형도 이달 7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나마 전세시장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던 새 아파트 입주 효과도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4분기 1.7%였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올 1분기 1.0%로 낮아졌다. 1만4000가구에 이르는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대규모 전세 물량이 공급된 덕이다. 문제는 올해 2분기 이후다.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입주 물량은 5659가구로 급감한다.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7938가구와 4919가구에 그친다. 전세난을 해갈할 수 있는 완충 지대가 좁아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떠받치고 매매가격을 따라 다시 전셋값이 오르는 악순환을 우려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은 가격과 물량, 두 가지가 결정한다. 여기에 전셋값은 매매가격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 물량은 줄고 있는데 재건축 이주 수요는 늘고 있어 서울 전세시장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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