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쇼크' 비트코인, 투자자들도 혼란…"거품 터진 것"vs "매수 기회"

입력 2021-05-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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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기회라고 생각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대출로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가상화폐에 넣었는데... 원금을 건질 수 있을 지 걱정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발언에 중국 규제까지 글로벌 겹악재 속에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가상화폐 광풍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혼란 그 자체다.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손절을 해야할 지, 저점매수에 나서야 할 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머스크 발언에 中 규제까지…겹악재에 가격 ↓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10분 현재 1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16% 내린 3만96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비트코인 가격은 3만200달러 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달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6만48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파파 머스크'로 불리며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했던 머스크로부터 시작됐다. 머스크가 지난 13일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해 만든 전기가 많이 들어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코인을 통한 테슬라 자동차 결제 중단 방침을 돌연 발표하면서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은 중국이다.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중국 금융 기관 3곳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민간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

예상을 넘어선 폭락에 머스크는 트위터에 “테슬라는 ‘다이아몬드 손’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이아몬드 손은 미국 증권가에서 ‘하락장일 때 팔지 말고 계속 보유하라’는 한국의 ‘존버(최대한 버틴다는 뜻의 은어)’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투자자들 '혼란'…전문가들도 의견 분분

갑작스런 급락에 투자자들 역시 혼란스런 모습이다. 대출까지 받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나섰다는 30대 초 직장인 박 모씨는 "알트코인에 투자하다가 비트코인이 하락한다는 소식에 들어갔다"면서 "저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비트코인 뿐 아니라 그간 손해는 보지 않았던 알트코인까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20대 투자자 이 모씨도 "고점은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가격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구조대가 와도 안될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인 투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손실 상황을 공유하며 시장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나 뽀족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 혁명은 일어났지만 여전히 투자자 기반이 불안하다"며 "반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긋는 전문가도 있다. 블록체인 노드 검증 플랫폼 알노드즈 설립자 보이코 로마노프스키는 "가상화폐 시장의 조정은 일상적인 현상"이라며 "약세장이 진행중이라면 블록체인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머스크가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변심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한 번 신뢰를 쌓기 위한 험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암호화폐 역시 위험자산이라는 측면에서 암호화폐의 가격 급락, 즉 패닉현상이 전체 위험자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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