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시즌’ 시동 거는 할리우드, 스트리밍 딜레마 극복할까

입력 2021-05-23 16:40 수정 2021-05-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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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멀티플렉스 극장가, 여름 성수기 앞두고 속속 영업 재개
극장가 팬데믹 직격탄 반사효과로 OTT 급성장
전통 극장산업과 공존 가능할지 관심

▲사진제공 유니버설픽쳐스
▲사진제공 유니버설픽쳐스
여름 극장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 영화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이동 제한 규제 완화에 대해 가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분야는 바로 영화산업계다. 미국 영화산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 중 하나다. 미국 영화협회에 따르면 2019년 114억 달러(약 12조8500억 원)였던 북미(미국·캐나다) 박스오피스 수입은 지난해 약 80% 급감한 22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부분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속속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개봉이 연기됐던 주요 블록버스터 영화도 전 세계에서 개봉하면서 이러한 기대감에 훈풍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개봉한 유니버설픽처스의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를 필두로 월트디즈니의 ‘크루엘라’, 파라마운트의 ‘콰이어트 플레이스2’ 등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미국 오프라인 극장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반사효과로 급성장한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과 공존하면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지난해 미국 극장가 매출은 절망적인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주문형 비디오(VOD)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265억 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닷컴의 프라임 비디오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팬데믹 기간 극장이 문을 닫자 월트디즈니 등 전통 콘텐츠 제작사들이 잇달아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 구축에 열을 올렸다. 특히 디즈니는 올해 3월 기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 1억 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후발주자인 유니버설스튜디오 모회사인 컴캐스트는 지난해 7월 OTT 서비스 ‘피콕’을 출범시켰고, 파라마운트를 보유한 비아콤CBS도 ‘파라마운트+’를 올해 3월 개시했다.

기존 배급사와 제작사는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영화제작사인 MGM홀딩스는 막대한 부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매각을 진행 중이다. 유력 인수자 후보로는 아마존닷컴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 TV 채널 디스커버리가 OTT 서비스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당장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이나 외부 업체와의 제휴 관계가 없는 소니픽처스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다. 소니는 영화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를 9월 극장 개봉과 함께 넷플릭스 용으로 배급하기로 했다. 즉 오프라인 대형 극장가와 OTT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OTT 서비스 산업 급성장과 이로 인한 업계 합종연횡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회복세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와 관련해 WSJ는 이번 여름 극장 성수기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OTT 업체들이 공룡 기업으로 급성장하면서 독립 배급사나 소규모 스튜디오는 기존과 다른 생존법을 모색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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