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테이퍼링, 다른 중앙은행 행보가 더 중요할 것”

입력 2021-05-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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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24일 한국투자증권은 6월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눈치 보기 속 모멘텀 소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3년 테이퍼링과 비교했을 때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중앙은행(PBOC) 등 다른 중앙은행의 행보가 더 중요할 것으로 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FOMC 의사록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확인됐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공급망 병목으로 인한 일시적 성격이라는 것이 대체적 견해였지만, 주택시장의 고평가나 헤지펀드 등 과도한 위험선호 관련하여 금융 안정성을 언급한 것을 보면 하반기에는 테이퍼링이라는 변수를 좀 더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는 이번이 두 번째 테이퍼링이다. 지난 2013년에도 테이퍼링이 진행됐는데 양적완화(QE)1, QE2는 채권매입 기한을 정해놓고 시작했었던 프로그램이라 기간이 종료되면서 채권 매입도 자동으로 종료됐는데, 2012년 말에 시작된 QE3는 매입 기한을 설정하지 않은 무제한 양적 완화였기 때문에 지금과 똑같은 논란이 있었다.

박 팀장은 “현재의 국채매입을 QE4라고 한다면, QE3와 QE4의 공통점은 무기한이며, 국채와 MBS를 모두 매입했다는 점”이라면서 “그러나 차이점은 QE3는 월 850억 달러였으나 이번에는 월 1200억 달러로 절대 매입량 자체가 훨씬 큰 데다, QE3는 대부분 장기물 매입이었던 반면 QE4는 단기물 매입비중이 높다”고 짚었다.

또 박 팀장은 “QE3 당시는 인플레 우려가 크지 않았지만, QE4는 인플레 우려를 동반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의 부작용을 우려해 테이퍼링 논의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2013년에 비해 테이퍼링 충격은 덜 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 매입 규모 자체가 QE3보다 훨씬 큰 데다, 이번 의사록에서 대내외적으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상시 창구인 대기성 레포(Standing Repo)와 FIMA (Foreign and l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 영구화가 논의되고 있어서다.

박 팀장은 “물가 상승에 대한 위협을 크게 느끼면 긴축을 빠르고 세게 할 수도 있겠지만, 연준은 아직 공급 병목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4년부터 시작된 테이퍼링 시기에는 미국 주식시장과 경기는 원만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달러 강세, 유가 급락으로 신흥국이 상당히 고생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2014년 말부터 긴축을 일시 완화하고, ECB가 2015년 1월부터 양적 완화를 개시하면서 일시 숨통이 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의 테이퍼링 개시에도 ECB 등 여타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스탠스가 지속될 경우 의외로 시장 충격은 적을 것임을 암시한다”면서 “ECB와 PBOC 등 다른 중앙은행의 행보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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