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개선 분위기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102.6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BSI란 기업들이 경기 상황을 인식하는 지표로 100이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고 있지만, 지수 자체는 지난달보다 5.1포인트(p) 내려갔다. 경기 호조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기업들이 전망하는 셈이다.
5월 종합경기 BSI 실적치 또한 106.4로 호조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4월 -1.9p, 5월 -4.6p)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BSI 전망치가 지난 3월 109.2를 고점으로 점차 하락하는 양상이고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6월 BSI 전망치가 99.4로 기준치 100 이하로 떨어졌음을 고려하면 최근의 경기 호조세에 다소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105.1을 기록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99.4로 전월보다 경기가 부진할 전망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비제조업은 3월 102.9로 100선을 돌파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며 "백신 수급 불확실성에 따른 대면 서비스 수요 둔화 우려, 유통업ㆍ운송업을 중심으로 한 업계 경쟁 심화와 도시가스 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102.3) △수출(100.5) △투자(103.8) △고용(105.1) △자금 사정(102.1) △채산성(99.0) △재고(98.2) 등이다.
내수 전망치는 3월 이후 3개월 연속 내려갔고 수출도 지난달보다 5.3p 하락했다.
다만, 투자의 경우 2.2p 오르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경연 관계자는 “반도체 등 신산업ㆍ신기술 투자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한경연은 최근 전 세계적인 원자재․부품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제조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고 우려했다.
제조업의 채산성 전망치(98.1)가 100선 밑으로 급락(-8.5p)했고, 재고(96.8)는 2002년 5월(93.1) 이후 1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통상 재고 BSI는 수치가 100 이하로 낮은 것이 긍정적인 신호지만 최근의 낮은 수치는 물류ㆍ공급난으로 인한 적정 재고 유지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한편, 5월 BSI 실적치는 106.4로 지난달보다 4.6p 하락했지만, 기준선 이상을 유지했다.
부문별로도 △내수(105.6) △수출(101.0) △투자(102.6) △고용(107.9) △자금 사정(103.8) △채산성(103.1) △재고(98.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웃돌았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인 의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수ㆍ수출 등 주요 부문에서 기업 체감경기가 다소 위축하며 경기 호조세가 둔화할 수 있는 양상”이라며 “원자재 공급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