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표 검찰 형사부 직접수사 제한…“장관ㆍ검찰총장 허락해야”

입력 2021-05-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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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 "손발 다 묶겠다는 것…사실상 수사 외압" 반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지방검찰청 형사부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려면 사전에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상반기 검찰청 조직개편안'을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에 보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법무부는 25일까지 대검의 공식 의견을 받은 뒤 관계부처와 협의해 다음 달 검찰 인사 전에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새 검찰총장이 부임하면 새로운 개편안에 따라 대규모 검찰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에는 형사부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이른바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한 6대 범죄 수사를 개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부패수사부 등 직접 수사 부서가 없는 검찰청은 형사부 중 1개 부서만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차치지청(차장검사를 둔 지청)·부치지청(부장검사를 둔 지청)이 6대 범죄를 직접 수사하려면 검찰총장의 요청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임시 조직을 설치해 운영하도록 했다.

직접수사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1·2부를 반부패·강력수사 1·2부로 개편하고, 경찰과의 수사 협력 강화를 위해 반부패수사협력부를 신설하는 내용도 있다.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설치, 공공수사부·외사부 통폐합, 광역시급 지방검찰청에 인권보호부 신설 등도 개편안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올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6대 중요범죄로 한정된 만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수사권 개혁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한 과제 중 하나지만 아직 정비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나머지 숙제 차원에서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올해 수사권 조정을 통해 직접 수사 범위를 6대 중요범죄로 제한해놓고 이번에는 6대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개시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손발을 다 묶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도록 한 것은 결국 수사 승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수사 외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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