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39억→4억”…경제부 기자도 가상화폐 폭락에 강제 청산

입력 2021-05-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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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머니 3억 원을 39억 원까지 불렸다가 다시 4억 원이 됐다”

비트코인 전문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 운영자가 최근 비트코인 폭락장에서 39억 원을 청산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이른바 ‘검은 수요일’로 불린 지난 19일에 일어난 일이다.

‘알고란’ 운영자인 고란 씨는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 출신이다.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선망받던 그는 지난 19일 ‘알고란’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고 씨는 “대출 플랫폼을 쓰고 있는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30% 이상 떨어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여유 있게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청산 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소유한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재투자했는데,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담보 가치가 하락하자 강제매매를 당한 것이다. 코인 담보 대출은 담보 대비 일정 비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코인(담보)값이 떨어지면 맡겨 둔 코인을 모두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담보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강제 매매를 당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신용 거래와 비슷하다.

그는 방송에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큰 자산이므로 적립식 투자를 추천한다”고 팁을 전했으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보고 레버리지 투자로 인해 3년 동안 모은 수익금을 잃게 된 것이다.

그는 “결정적으로 청산 당하지 않기 위해 조처를 하려 했으나, 트랜잭션이 거의 스톱이 되면서 대응에 실패했다”며 “내 자산은 지난해 11월쯤,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돌파하던 시점 언저리로 돌아와 버렸다. 불과 약 10일 전 기록한 ATH 자산과 비교하면 정확히 8분의 1이 토막 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확신에 차서 하는 얘기를 듣고 시장에 진입한 분들이 상당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내가 많이 원망스럽겠지만, 나도 함께 힘들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급락했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으니, 대응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란 씨는 “알기 쉬운 경제 뉴스를 표방했음에도, 최근 코인 시장 과열에 치우쳐 코인 뉴스 위주로 브리핑을 이어갔다”며 “개인적으로도 나름 합리적으로 투자한다고 대출 비율 80% 잡고 가다가 비트코인이 하루에 30%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면서 청산을 당하고 나니 멘탈 잡기가 힘들다”고 심정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고 씨의 커뮤니티에 위로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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