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 R&D 성과 가시화…항암 신약부터 코로나19 치료제까지

입력 2021-05-26 15:37 수정 2021-05-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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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레이저티닙, 타그리소 뛰어넘을까…GC녹십자ㆍ종근당ㆍ일동제약 신약개발 속도

(사진제공=유한양행)
(사진제공=유한양행)

국내 전통 제약사의 연구개발(R&D)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항암 블록버스터를 능가하는 신약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는가 하면 GC녹십자, 종근당, 일동제약 등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개발한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등 R&D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유한양행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의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에 나섰다.

레이저티닙은 기존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의 내성을 개선하는 효과로 주목을 받는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타그리소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 치료제인 아미반타맙 병용 투여 치료에 대한 임상을 진행했다. 이후 관련 연구결과를 글로벌 학회에서 발표해왔는데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도 관련 연구결과가 공개된다.

타그리소는 한 해 글로벌 매출 규모가 5조 원에 육박하는 최신 3세대 항암제지만, 투여 후 1~2년 이내 중간엽상피전이인자(MET) 돌연변이가 나타나 내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레이저티닙은 더 이상 타그리소에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미반타맙’과 병용 임상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건부 허가 신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유한양행은 2018년 레이저티닙을 1조 4000억 원 규모로 얀센에 기술이전한 만큼 매출 발생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여하진 않는다.

국내에서는 레이저티닙이 올 1월 31번째 개발 신약으로 허가받았고, 지난달 8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했다. 7월부터 국내 시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GC녹십자 오창공장 (GC녹십자)
▲GC녹십자 오창공장 (GC녹십자)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의 생물학적제제 역시 내년 하반기 미국 출시를 내다보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GC5107’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심사에 들어갔다.

‘GC5107’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증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GC녹십자의 대표 혈액제제 중 하나다. GC녹십자는 2월 ‘GC5107’의 북미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FDA에 BLA를 제출했다.

GC녹십자 측은 “예상대로 FDA의 최종 허가가 나오면 내년 하반기 중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81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세계 최초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도 중국에 이어 일본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R&D 성과를 확인했다. ‘헌터라제 ICV’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첫 번째 헌터증후군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아 현재 약가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데 올해 1월에는 일본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헌터라제 ICV는 현재 일본과 중국에서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해 1분기 해외 매출을 4배 이상 올리는 데 기여했다.

▲나파벨탄주 (사진제공=종근당)
▲나파벨탄주 (사진제공=종근당)

종근당은 지난해 1500억 원의 비용을 R&D에 투자하는 등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종근당은 현재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22건의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임상시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은 지난해 6월 유럽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는 현재 국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위ㆍ대장ㆍ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전성 희귀질환 샤르코 마리 투스(CMT) 치료제인 ‘CKD-510’도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연구 역량을 쏟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중증의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으로, 서울대병원 등 국내 10여 곳과 유럽ㆍ브라질ㆍ인도 등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일동제약은 신약 연구개발을 위해 바이오 벤처기업 아보메드와 손잡았다. 일동제약이 아보메드에 6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신약 연구개발 및 사업모델을 발굴해 R&D 부문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아보메드는 희귀 난치성 질환 분야의 신약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윌슨병 치료제, 류마티스 및 건선 치료제, 마취제 등 R&D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아모메드의 자회사인 미국 아보메드 파마슈티컬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향후 미국 시장 진출 업무도 협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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