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검색 5분이면 구하는 마약…10~20대 파고든 '펜타닐'

입력 2021-05-26 15:14 수정 2021-06-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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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은 '옛말'…검색 5분이면 구하는 마약
디스크 암환자에 처방하는 '펜타닐' 암암리 퍼져
본인 확인 의무화 및 특정 연령 판매 금지 등 제도 개선 '시급'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이 마약청정국이란 말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만 1만 2000명대. 심지어 마약은 최근 어린 10대 학생들의 교실까지 파고들었다.

이달 경남과 부산 지역에서 마약을 투약한 10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된 10대는 4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공원이나 상가 화장실은 물론, 일부는 학교에서까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투약한 마약은 중독성이 헤로인의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펜타닐'. 아편 성분의 진통제로 치사량이 0.002g에 불과해 매우 위험한 마약이다.

미국 보건통계센터(NCHS 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에서 마약으로 사망한 환자 7만 630명 중 3만 359명이 펜타닐 관련 약물로 사망했다.

제도적 허점 노리고 10대 파고든 '펜타닐'

문제는 이토록 위험한 펜타닐을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펜타닐은 암·디스크 환자 등을 위한 패치 형태로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데, 대부분 일반 병원에서 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 부산 경남 지역에서 적발된 10대 중 상당수가 일반 병·의원에서 펜타닐 패치를 허위 처방받아 마약으로 투약했다.

이들은 병·의원에 찾아가 "허리 통증이 심하다", "디스크 수술을 받으려 한다"며 펜타닐 패치를 처방 받았다. 대부분 신분 확인 절차나 과거 병력 확인 없이 쉽게 처방이 이뤄졌다.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처방을 받았으며, 주운 신분증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처음 받았던 처방전 사진을 찍어 두고 이를 들고 계속 사용하는 수법도 썼다.

▲영화 '마약왕' 캡처.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마약왕' 캡처. (사진제공=쇼박스)

우연의 일치일까. 펜타닐 처방 건수는 2019년을 기준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16~2020년 펜타닐 패치 처방 현황'에 따르면 20대의 펜타닐 처방 건수는 2019년을 기점으로 4,000건대 후반에서 5,000건대 중반으로 급증했다.

물론 대다수는 의료 목적의 처방이겠지만, 이미 펜타닐은 경남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10대~20대 사이에서 암암리 유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 조사 결과, 경남 지역에서 처음 펜타닐 투약하기 시작한 10대는 서울에서 펜타닐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 5분이면 쏟아지는 마약 정보와 판매책

마약 관련 정보도 온라인 공간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 구글에 한글로 펜타닐을 검색하니 '펜타닐 느낌', '펜타닐 패치 흡입', '펜타닐 패치 잘라서' 같은 연관 검색어가 뜬다. 호기심 많은 10대 청소년이 온라인 상에서 마약 관련 정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SNS)에서 검색 몇 번이면 펜타닐 판매책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텔레그램에서 만난 한 마약 판매책은 "처음 구매 확정 한 뒤에는 비밀 단체방에 초대해주겠다"며 구매자를 유혹했다. 그는 펜타닐 외에도 일명 '떨'(대마초), '아이스'(필로폰), '캔디'(엑스터시) 등 다양한 마약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경찰은 의사회·약사회 등에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마약성 의약품 처방에 주의를 당부했으며, 식약처에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시 본인인지 여부와 과거 병력 확인을 의무화하고, 특정 연령대에는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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