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역사상 첫 형사법정 설 전직 대통령 위기

입력 2021-05-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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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검찰, 트럼프 기소 관련 대배심 구성
대배심에서 기소 결정되면 형사법정 서는 첫 미국 대통령 돼
트럼프 즉각 반발 “나를 지지했던 유권자에 대한 모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보수진영의 연례 주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올랜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보수진영의 연례 주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올랜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형사법정에 서는 첫 미국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위기에 놓였다.

뉴욕주 맨해튼 검찰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대배심을 진행한다고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맨해튼 검찰청이 구성한 대배심은 앞으로 6개월간 한 주에 3일 회의를 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건 전반을 심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WP는 "맨해튼 검찰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년간 수사에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최소 핵심 측근이나 그의 사업체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주는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두 건의 수사를 별도로 진행해 왔다. 트럼프 측이 부동산 가치에 대해 대출 기관과 보험회사를 오도하고 불법적으로 세금혜택을 취했다는 의혹에 관한 것이다.

맨해튼 검찰은 처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혼외정사를 벌였다고 주장한 여성들에게 거액의 입막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조사하다가 이후 그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혐의를 인정한 뒤 관련한 세금 탈루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곧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이전 부동산 사업 전반의 사기와 탈세, 보험사기 가능성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다.

이와 별도로 뉴욕주 레티샤 제임스 검찰총장도 2019년 코언이 의회 증언에서 트럼프 그룹의 자산 부풀리기와 세금축소 의혹을 언급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두 수사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외곽 부동산 개발권을 포기하며 2100만 달러(약 236억 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을 받았다는 문서 등 일부 유죄 자료를 함께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공조가 진행됐다.

대배심은 증거를 검토하고 추가 서류를 요청하는 등 사건을 살펴 본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기소된다면 미국 역사상 첫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혐의를 거듭 부인하며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임기를 마치기 직전 자신에 대해 임기 후에 기소되지 않도록 '선제적 사면'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측은 이날 성명을 냈다. 대배심 소집 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엄청난 마녀사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순전히 정치적인 것으로, 대선에서 나를 지지했던 7500만 명의 유권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매우 당파적인 민주당 성향 검사들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트럼프는 1월 자신의 지지자들에 의한 의회 난입 소동에도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의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는 "트럼프는 절대적인 면책 특권을 가져 소송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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