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CBDC ] (중) 네이버 vs 카카오, 기술 우위는?

입력 2021-05-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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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네이버ㆍ카카오가 물밑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 중앙은행들과 CBDC 구축에 관해 긴밀히 논의 중이다. 국가들마다 원하는 CBDC의 형태와 방식이 다른 만큼, 요구사항들을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해 기술을 제공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라인은 내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이종의 플랫폼과 연동했고, 이를 기반으로 이종 블록체인 연결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한 상태다.

더불어 최근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를 통해 한국은행의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 팀을 발족한 상태다. 라인은 한국은행이 연구 목적으로 진행한 지난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 분산원장 기술에 대한 분석 및 제안 영역을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27일에는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형 CBDC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개발사 언체인은 지난해 12월 CBDC 발행용 플랫폼을 개발하겠다 밝힌 바 있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0’에서 이홍규 언체인 대표가 발언한 내용이었다. 이후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Line Blockchian Developers)를 통해 개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시 영화 티켓, 멤버십 포인트, 할인 쿠폰 등을 토큰화하는 영화 티켓 예매 서비스나 게임 머니 및 아이템 토큰화 가이드 서비스 등 소액결제에 치중한 기술들이 대부분이다. 리테일 방식을 적용하려는 한국은행의 CBDC 사업과 연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는 별도의 사업으로, CBDC에 적합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을 따로 개발 중”이라며 “CBDC 관련해 내부적으로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라고 답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도 CBDC 관련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라운드X는 지난달 23일 ‘컨센시스(ConsenSys)’와 기술 협력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컨센시스는 싱가포르ㆍ호주ㆍ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에 CBCD 구축에 필요한 기술들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과 프라이빗 버전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함이라고 당시 기술 협력 이유를 밝혔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컨센시스와 협업하는 이유로 “프라이빗과 호환성이 주요하다”라며 “컨센시스의 경우 업계의 가장 기본이고 표준인 이더리움 관련한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협업 내용으로는 △최근 일반 및 금융 기업들의 정보보호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프라이버시(Privacy) △다수의 이용자를 속도 저하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확장성(Scalability) △서로 다른 블록체인과의 연결성을 실험하는 호환성(Interoperability)를 꼽았다.

모두 한은이 시험 구축하고자 하는 CBDC 파일럿 시스템에 필수로 꼽히는 기능들이다.

네이버ㆍ카카오뿐 아니라 삼성SDS, LG CNS 또한 컨설팅 사업에 이어 한은의 CBDC 사업에 참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 측에서는 일반 대중들이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암호화폐에 대한 혼동이 있는 만큼 CBDC 사업을 천천히 추진하려고 한다”라며 “업계는 신뢰가 보장된 정부 사업인 만큼 수주를 하기 위해 지대한 관심을 쏟는 중”이라고 상반된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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