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구로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책을 마련하면 이윽고 같은 정책이 서울시나 정부에서 발표된다면서 흥미로워했다.
이 구청장은 행정에 달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들어섰고,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시에서 근무했다. 2010년부터 줄곧 구로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서울시 행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관한 구청 정책도 그에게서 많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치면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대표적이다.
"경로당 이용은 백신 예약률을 높이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다음은 여름에 경로당을 '폭염대피소'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죠. 많은 어르신이 더위를 피할 곳이 없어요.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폭염대피소를 운영 못 했고요. 올해는 관내 경로당 전체가 폭염대피소가 돼 어르신 누구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는 올해 주요 과제로 코로나19 극복을 꼽았다. 현재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반응을 공유하기 위해 후기도 수집 중이다. 동시에 삶의 기반이 되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해 서울시 최초로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해 고용 안정 기반을 구축했다.
"코로나19가 터질 때 해고 대란을 제일 걱정했습니다. IMF 사태처럼 말이죠. 다행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위기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기업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사업자 부담분을 6개월간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사업을 마련했습니다. 기존 고용보험 가입 업체에는 직원 유급휴직 시 지급해야 하는 고용유지 지원금 중 사업자 부담금을 6개월간 제공했죠."
여러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 직원을 내보내고 있지만 구로구는 해고 대신 휴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770개 업체, 직원 4000명에게 6억2000여만 원의 고용유지금을 지원했다. 사업자가 비용 부담이 없어져 직원을 휴직처리 해준 덕에 4000명이 일자리를 지켰다. 올해는 1120개 업체, 5580명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했다.
일자리 지키기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다. 신규 고용을 창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특화돼 있다. 'G밸리형 구로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으로 미취업 청년들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인턴 근무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G밸리 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
"중장년층은 틈새인데요. 저희가 교육, 취직을 시켜드리는 겁니다. 아파트 경비원 양성과정이 있어요. 이 교육을 받게 되면 서울 경기도 일대에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을 주선합니다. 취업률도 높아요. 100명 교육받으면 40명 정도. 마을버스 기사 과정도 있는데 마을버스는 만성적인 인력난이라서 취업이 더 잘돼요."
그간 구로구는 차량기지 이전을 위해 힘썼다. 마침내 2016년 타당성 재조사 끝에 기획재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협의 과정에서 사업비가 15% 이상 증가하면서 2차 타당성 재조사가 결정됐다. 이 구청장은 2차 타당성 재조사 용역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가) 1년 남았다고 뒷정리나 하고 갈 생각은 없어요. 할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할 겁니다. 제가 할 일을 다 마치고 나면 사심 없이, 공직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겁니다. 구민들이 지금처럼만 구청장을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더 좋은 구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