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서울시 재개발 활성화, 민간 사업 정상화 기대…중앙정부와 역할 분담 필요"

입력 2021-05-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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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주 발표한 민간 재개발 활성화 방안이 그간 억눌렸던 민간사업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공공 주도 개발을 추진하는 중앙정부와 역할 분담과 세부적인 제도 정비는 과제로 남아 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1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서에서 "비합리적 규제 완화로 향후 민간 주도 주택 공급 증가가 기대된다"며 지난주 서울시가 발표한 '6대 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평가했다.

서울시는 26일 주거정비지수제(노후도ㆍ주민 동의율 등을 평가해 일정 점수가 넘어야 재개발 구역을 지정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공공기획(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정비계획까지 서울시가 참여, 공공성을 갖춘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제도)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 과거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재개발 구역 중 노후화ㆍ슬럼화가 심한 지역에선 재개발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개발 사업성 걸림돌로 인식됐던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높이 제한'도 최고 15층으로 일괄 완화한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규제 완화가 "사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중요한 사안"이라며" 지금까지 과도하고 때로 초법적으로 억제돼왔던 재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 규제 개선 방안으로 인해 국토교통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2021년 2ㆍ4 대책과 2020년 5ㆍ6 및 5ㆍ4 대책 관련 사업과 불가피하게 일정 부분 마찰과 경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토교통부-서울시 간 갈등과 반목이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유자들 간에도 사업 방식에 따라 이해관계가 상이할 수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중앙정부에선 공공 주도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에 힘을 쏟고 있었는데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면 일부 후보지가 민간사업으로 이탈할 수 있어서다. 이 연구위원은 "기관 간 또는 사업방식 간 조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노후 주거지 재개발에 있어 지역 환경에 따라 민간과 공공의 적절한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소유자들이 사업 방식별 유불리를 충분히 판단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규제 완화 제도를 더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용되면 혼선을 일으키거나 외려 규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어서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기획 제도를 들어 "소유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합리적인 요구는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운용될 필요가 있다"며 "공공성 확보에 대한 합당한 수준의 인센티브도 함께 제공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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