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강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14년 만에 외화 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에 나섰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달 15일부터 중국 내 은행 등 금융회사의 외화 지준율을 현행 5%에서 7%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상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지준율 인상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추가 강세를 막으려는 조치다. 위안화는 중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작년 5월 이후 1년 동안 13% 급등했다.
외화 지준율은 인민은행이 중국 내 유통되는 달러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중국 외화 당국은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약 2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민은행의 외화 지준율 인상폭이 2%포인트로 크다는 점을 볼 때 중국이 시장에 급속한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이를 늦출 수 있는 조치가 많이 있으며, 투기적 베팅을 할 경우 실패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