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빼달라' 요구에 5년간 경비원들 괴롭힌 입주민

입력 2021-06-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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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한 입주민으로부터 5년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1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5년 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강북구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글을 남기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아파트는 1500여 세대 규모로 대부분의 아파트들처럼 주차공간에 비해 등록 대수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이중주차나 주차공간이 아닌 구역에 주차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에서 '주차 문제'로 한 주민으로부터 무려 5년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A씨는 하소연했다. 시작은 5년 전 "차가 막고 있어 나가기가 어렵다"는 입주민의 민원에 차를 빼달라고 요구때문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차량 한 대만 이동하면 될 것 같아 차주 B 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차를 이동시켰다. 하지만 B 씨는 상황실을 찾아 "차를 충분히 뺄 수 있는데 왜 쉬는 사람에게 전화했느냐"며 "너가 주차 단속을 안 하니까 주차할 곳이 없는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고 한다.

또 "당장 입주민 소유가 아닌 차량은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A 씨가 조사한 결과 이날 주차장에는 방문객 차량 일부와 입주민이지만 미처 차량을 등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B 씨는 낮, 밤을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 주민 스티커 안 붙어있는 차량 다 빼라"고 강요했다. 그뿐만 아니라 항상 술을 먹은 상태로 항의해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웠다.

A 씨는 매번 "사유지라 법적으로 견인하기 어렵고, 스티커 안 붙은 차량도 확인하니 입주민이 많다. 날이 밝으면 연락 돌리겠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B 씨는 "대체 너네 하는 일이 뭐냐? 왜 새벽이라고 못하는 게 어디 있느냐?"는 식으로 똑같은 말을 반복해 경비원들을 곤란하게 했다.

또 자신의 차량 앞에 이중주차된 차가 있으면 전화를 걸어 "당장 차 빼라. 그럼 나도 입구 막을 거다. 어차피 견인 못하니까 나도 입구에 댈 것"이라며 막무가내였다.

A 씨는 "저희는 주민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 입장이라 그러 점을 악용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B 씨는 경비원들이 지켜보는 지하주차장 CCTV를 향해 무언가를 던지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며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 A시는 이 장면을 캡처해 게시글과 함께 올리기도 했다.

A 씨는 "매번 전화 올 때마다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해 달라고 좋은 방향으로 대화를 시도해 봤지만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 업무방해로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 경찰 앞에서도 따지는 건 여전했다"고 말했다.

괴롭힘은 해가 바뀔수록 심해졌다. 결국 B 씨 때문에 그만둔 경비원만 10명이 넘는다고 A 씨는 털어놨다. 그는 "전화 한 번 받고 나면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또 언제 전화를 해 괴롭힐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5년간 괴롭힘은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다. 마음고생 하셨을 경비원분들이 안타깝다" "저런 사람은 신상을 공개해야한다" "자기보다 약자라고 괴롭히면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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